한국과 독일을 잇는 문학혼, 이미륵 선생

한국과 독일을 잇는 문학혼, 이미륵 선생

2010.04.03. 오전 08:0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스무살 청년의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문학열정을 담은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어로 쓴 가장 빼어난 문장'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은 한국인이 독일어로 쓴 작품으로 당시 독일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는데요.

이 자전적 소설을 쓴 '이미륵' 선생의 60주기 추모 행사가 작가가 잠든 뮌헨 그레펠핑 묘소에서 열렸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았던 이미륵 선생이 잠든 그레펠핑 묘소.

서거 60주기를 맞아 선생의 문학혼을 기리기 위해 독일인과 동포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현행법상 개인 묘소의 경우 영구안치가 어렵지만, 한국과 독일 국민들의 노력으로 선생의 묘소에 대한 영구 안치가 결정된 뒤 처음 맞는 추모식이어서 더욱 뜻 깊었습니다.

[인터뷰:페터 쾨스틀러,그레펠핑시 부시장]
"이미륵 박사의 묘소가 많은 한국인들에게 그리고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주고 있기 때문에 영구보존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3.1 독립운동에 몸 바쳤다가 일제에 쫓겨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펼쳤던 이 선생은 자전적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발표하면서 당시 독일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현지 언론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은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고, 지난달에는 이미륵 선생의 일대기를 담은 한국 드라마가 독일 방송에 방영될 정도로 이미륵 선생에 대한 독일인의 사랑은 각별합니다.

[인터뷰:슈테파니 헥크너, 바이에른방송국편집장]
"('압록강이 흐른다'는) 바이에른에서 6만 명이 시청하고 독일 전체에서는 12만 명이 시청했습니다. 매우 좋은 반응이었어요.그래서 재방송을 하려고 합니다. 약속드릴게요."

[인터뷰:이종한, 드라마 압록강은흐른다 감독]
"최고의 인간적인 인격을 갖추고 정말 그렇게 좋은 사람은 이 세상에 두 명이 없다."

독일 망명 후 겪은 2차 세계대전과 나치 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선생이 보여준 따뜻한 인류애와 인품은 독일인들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이미륵 선생은 떠났지만, 그의 고결한 품성과 치열한 문학 혼이 담긴 작품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한국과 독일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YTN 인터내셔널 김운경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