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와 함께 해 온 이민생활 22년

노숙자와 함께 해 온 이민생활 22년

2010.03.25. 오전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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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돌아보는 일, 이국땅에 살면서 더욱 쉽지 않을텐데요.

런던에 사는 한 동포가 이민 생활 22년 동안 시내 곳곳에 있는 노숙자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사비를 털어 선행을 베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을 이성희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올해로 22년째 노숙자들을 돕고 있는 동포 노영하 씨.

그의 하루는 세탁물을 정리하고,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싸는 일들로 시작됩니다.

차를 타고 빅토리아 시내를 돌아 멈춘 곳에서 물건을 펼쳐놓자 주변으로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그리곤 필요한 옷가지와 도시락을 가져갑니다.

올해로 일흔다섯 살인 노 씨, 30년전 이민을 와서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식당 운영 등 생계를 위해 힘겨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힘겨운 노숙자를 돕는 일이라면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아야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노영하, 영국 동포]
"어머니가 어려운 사람들을 항상 도와주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노숙자를 데려다 방에서 목욕도 시키고, 방에서 같이 밥도 먹고..."

노 씨의 선행은 노숙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지난 1일 한인 최초로 자원봉사 부문 공로상을 받게됐습니다.

[인터뷰:이안 맥도날드, 런던 시 킹스턴 구청장]
"노영하 씨는 킹스턴시 뿐 아니라 런던 전역에서 노숙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높이 인정해 한인 최초로 킹스턴 공로상을 수여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선행이 계속되길 바란다."

살아있는 동안 끝까지 노숙자들을 돕고 싶다는 노 씨.

겸손하게 묵묵히 불우한 이웃을 돌보아 온 동포의 선행이 런던의 동포사회 뿐만 아니라 현지 지역사회에서도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YTN 인터내셔널 이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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