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의 숙원, 광부 기념관 개관

46년의 숙원, 광부 기념관 개관

2009.12.26. 오전 08:0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가난했던 6~70년대 머나먼 이국땅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조국의 경제성장에 밑거름이 됐던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독일로 파견됐던 광부들인데요, 거의 반 세기 만에 그토록 원했던 기념회관을 갖게 됐습니다.

독일에서 김운경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우리 광부들이 독일 땅을 밟은지 46년 만에 기념관을 여는 숙원을 이뤘습니다.

지난 1963년부터 1977년까지 15년 동안 독일에 파견된 한국의 광부는 모두 7,936명.

100kg이 넘는 동판에 이 숫자와 함께 이들의 역사가 새겨졌습니다.

[인터뷰:최정일, 주 독일대사]
"(이번 기념회관의 개관은) 성실과 근면함으로 한평생 고국을 위해서 애써주시고 독일 땅에서 한국민의 위상을 높여오신 파독광산 근로자 여러분의 노고에 대한 당연한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루돌프 옐리넥, 에쎈시 시장]
"(이 기념관이) 한국인들이 함께 기쁨을 나누고 즐기는 공간이자, 한국 고유의 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장소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Von diesem Kulturzentrum wunscht sich die Stadt Essen, dass in dieser Gedenkstatte die Menschen sich treffen, dass Sie Freude haben, dass Sie Spaß haben, dass Sie miteinander Ihre Kultur pflegen konnen. Das ist ein ganz ganz großer Wunsch.)

젊은 시절 청운의 꿈을 품고 고향을 떠나 온 광부들은 3년 계약이 끝나도 돌아가지 못한 채 이국생활 40여 년을 보내다 어느새 모두 백발이 됐습니다.

[인터뷰:고창원, 독일파견한국광부모임 회장]
"파독된지 46년 만에 처음으로 이 회관 자체를 마련했다는 것이 이게 가장 큰 의미겠고요."

회관 마련 과정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광부들이 찾아가지 않았던 퇴직 연금을 독일 정부가 어렵게 수소문해 우리 정부에 돌려줬고, 여기에 정부가 3억 원을 보태 기금 20억 원이 조성될 수 있었습니다.

기념회관은 독일에 파견된 한국 광부 단체인 '글뤽아우프'의 행사 뿐만 아니라 각종 한인단체 사무실과 재독동포의 문화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독일 동포에게 올 겨울 성탄선물이 된 파독광부 기념회관.

어렵게 장만한 기념회관이 동포들에게 문화공간과 쉼터를 제공하고 나아가 양국의 유대를 더욱 다지는 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독일 에쎈에서 YTN International 김운경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