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환자와 재일동포의 15년 우정

한센병 환자와 재일동포의 15년 우정

2009.12.19. 오전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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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센병 환자를 도와온 재일동포 3세, '김정미' 씨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데요.

김 씨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왕성한 강연과 집필 등을 통해서 한센병 환자들의 실상을 전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습니다.

박사유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한센병 환자를 도우며 살아온 자신의 삶을 나누는 재일동포 3세 김정미 씨,

한센병 환자 사쿠라이 씨와 인연을 맺은 뒤 달라진 삶의 궤적을 담담하게 털어놓습니다.

사쿠라이 할아버지를 만나기 전까지는 스스로 차별 당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한센병 환자를 만난 후, 스스로 차별을 가하는 존재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떴습니다.

동포들과 현지인들은 김 씨의 감동 어린 강연을 듣기 위해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습니다.

[인터뷰:타루미 유우타, 도쿄 거주]
"7년 전 NHK 다큐멘터리를 보고 너무 큰 감동을 받아서 꼭 직접 이야기를 듣고자 도쿄에서 여기까지 신칸센 타고 택시 타고 왔습니다."

[인터뷰:오가키 사치에]
"(한국 소록도를 방문한 장면이 감명 깊었는데) 일본 사회에선 그러기 힘든데, 역시 한국인들은 가슴이 따듯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느겼습니다."

김 씨는 대학 시절 우연히 방문한 한센병 요양소에서 사쿠라이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한센병이 어떤 병인지조차 몰랐던 그녀에게 한센병 말기 환자의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한센병을 앓은 경험을 감수성 넘치는 시로 승화시키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사쿠라이 씨의 눈과 입이 되었습니다.

[인터뷰:김정미, 재일동포 3세]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자유로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편견과 국적을 넘어선 두 사람의 우정은 7년 전 NHK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개된 뒤 로마 교황의 초청을 받는 등 일본 전역에 큰 반향을 일으켜 한센병 요양소를 방문하는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한센병 환자와 15년 째 소중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김 씨의 삶은 이 시대 부당하게 차별받고 있는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YTN인터내셔널 박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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