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살아있는 일본 화가의 한국 사랑

화폭에 살아있는 일본 화가의 한국 사랑

2009.12.10. 오후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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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1920년대 조선의 풍경을 섬세하게 화폭에 되살린 일본 화가가 있습니다.

한국 사랑이 각별했던 가토 쇼린진인데요, 세상을 떠난지 20여 년만에 그의 유작들이 일본에 전시돼 관심을 모았습니다.

박사유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단정하게 쪽진 머리와 나들이 옷을 곱게 차려 입은 아낙들의 손에 앙증맞은 서양식 손가방이 들려있습니다.

빨래터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 개성의 누각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하늘 높이 연을 날리는 아이들.

'한국을 각별히 사랑했던 가토 쇼린진' 전에서 만난 조선시대 서민들의 일상입니다.

[인터뷰:이노우에, 미술평론가]
"풍요로운 자연 속,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들을 포착해냈습니다. 가토 화백은 당시 조선 전국을 여행하면서 자연의 풍경을 담아냈습니다."

1918년 약관의 나이로 아버지를 따라 경성에 온 가토 쇼린진은 조선 미술전을 거쳐 화가의 길에 들어선 뒤 조선의 산수와 풍속에 푹 빠져 조선 팔도를 누볐습니다.

특히, 그의 작품 중 조선 사찰을 주제로 그린 그림은 6.25 전쟁 때 불타 없어진 장안사와 정양사, 마하연 등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강건영, 미술사학가]
"유명한 절간 세개가 지금도 옛날 모습 그대로 깨끗하게 그린 것이 남고 있기 때문에..."

금강산에 매료돼 수 차례 산행을 통해 금강산의 사계를 그린 가토 쇼린진.

일제강점기 조선 팔도를 누비며 조선의 산수와 풍속을 화폭에 담아낸 일본 화가의 한국 사랑은 장구한 세월의 풍상에도 색이 바래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사카에서 YTN 인터내셔널 박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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