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울린 우리의 판소리

일본을 울린 우리의 판소리

2009.10.08. 오전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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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9년 간 현해탄을 넘나들며 판소리를 배워온 재일동포 3세가 스승과 함께 일본에서 판소리 무대를 펼쳤습니다.

이번 공연은 사전 예약에서 전 좌석이 매진됐을 정도로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오사카에서 박사유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사위가 돌아왔네..자네가 나를 몰라...? 아니 이몽룡이라니"

이몽룡과 월매의 극적인 재회 장면에 우렁찬 박수가 터져나옵니다.

"아아아아아아~, 어딜 갔다 이제왔는가"

구슬픈 소리에 안경까지 벗고 연신 눈물을 훔쳐내는 동포들, 넘실거리는 판소리 가락에 울고 웃으며 고국을 향한 향수를 달랬습니다.

800석 전 좌석이 사전 예약에서 이미 매진됐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연장을 찾은 동포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명강, 재일동포]
"오늘 4시부터 줄 서 있었으니깐, 저한테까지 꼬옥 표가 돌아오길 빕니다"

이날 공연을 위해 1년 넘게 준비한 재일동포 3세 안성민 씨.

[인터뷰:안성민, 재일동포 3세]
"제일 제가 끌리고 빠져버리는게 소리였습니다. 포기를 도저히 못해가지고..."

안 씨는 일본 대학 진학 후 우연히 접한 판소리로 자신의 정체성에 눈을 뜬 뒤 현해탄을 넘나들며 9년 넘게 남해성 명창에게 소리를 배웠습니다.

[인터뷰:안성민, 재일동포 3세]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사람이 소리 배우겠다고 했는데 바다건너까지 이렇게 배우러 와줘서 고맙다고 그러셨어요"

[인터뷰:남해성, 명창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 후보)]
"그때부터 산공부를 데리고 들어가서 지금까지 쭉 판소리 공부를 해왔지요. 성민이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어요. 이번에 이 공연 추진하느라고.. "

일본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명창의 판소리 공연에 관객들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후지오카 우타코, 일본 시민]
"한국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연 도중, 감동스러워 눈물이 나와 혼났습니다."

[인터뷰:배숙자, 재일동포]
"3세의 우리 아이가 안성민 선생님에게 한글을 배우고, 전통춤을 배웠는데, 그런 안성민 선생님이 모국에까지 가서 판소리를 배우고 이렇게 훌륭해졌다니 자랑스럽습니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 소리를 배운 재일동포의 마음이 오사카를 넘어 일본 전역에 울려퍼지길 기대해봅니다.

오사카에서 YTN 인터내셔널 박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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