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통의 한글 집중교육!

16년 전통의 한글 집중교육!

2009.04.23. 오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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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해마다 독일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살고 있는 동포 2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주일간 집중적으로 우리말 교육을 받습니다.

올해로 16회 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동포 청소년 교육의 좋은 전통으로 자리잡았지만, 올해 들어 정부 지원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교육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동포 2세들의 우리말 수업이 한창인 바트 홈부르크의 유스호스텔 연수원.

뮌헨과 슈투트가르트, 뒤셀도르프 등 독일 전역에서 모여든 동포 청소년 30명이 일주일 동안 국어 교육을 집중 받고 있습니다.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나뉘어 일주일에 걸쳐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합숙기간 내내 독일어 사용이 금지되다보니 어눌했던 우리말 실력이 며칠 사이에 부쩍 늘어납니다.

올해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한글학교 학생 5명도 참가했습니다.

[인터뷰:이형건, 자알란트 한글학교 7학년]
"엄마 때문에 왔는데 와서 보니 진짜 꼭 와야 할 곳인 것 같습니다."

청년들은 집중교육기간, 한글 교육을 받을 뿐만 아니라 뮤지컬반과 서예반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정을 쌓을 수 있습니다.

집중교육 마지막 날 펼쳐진 한국가요 경연대회.

동포 학생들은 멋진 안무와 함께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마음껏 뽐냅니다.

[인터뷰:송은주, 뒤셀도르프 한글학교장]
"여러 지역에 떨어져 있는 학생들이 함께 모여서 우리말,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고요."

집중교육 프로그램은 평소 토요일만 두 세 시간씩 수업하는 한글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99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한국 정부의 지원이 갑자기 끊기는 바람에 교사들이 조금씩 모은 돈으로 어렵게 행사를 치러야 했습니다.

[인터뷰:이명옥, 재독한글학교 교장협의회장]
"행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스스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고 전통문화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을 어머니들에게 얘기하고 하면, 아! 이 행사가 중단돼서는 안 되는 행사구나라는 것을 느끼면서..."

어느덧 동포 사회의 오랜 전통으로 자리잡은 동포 청소년 집중교육.

독일 동포들은 자녀들의 정체성 함양에 큰 도움이 되는 행사인 만큼 이 행사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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