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도시 군병력 배치

주요 도시 군병력 배치

2008.09.25.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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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4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우파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강력한 개혁 정책이 단행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부터는 주요 도시마다 군병력을 배치해 외국인 불법이민자 단속에 나섰는데요, 이탈리아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명훈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도시 치안과 거주자 안전을 이유로 지난 8월 총 천여 명의 군병력을 로마, 밀라노 등 4개 주요 도시에 배치했습니다.

[녹취:로베르토 마로니, 이탈리아 내무부 장관]
"오늘은 정확히 시 군병력 배치 시행 딱 한달 째인 날이다. 이번 한달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번 달만 해도 군경 합동순찰대가 낸 결과는 93명의 도둑과..."

앞으로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도시 10여 곳에 2,000여 명을 추가로 동원할 방침입니다.

정책에 찬성하는 이들은 범죄 예방과 치안을 위해 각종 범죄를 일으키는 집시나 불법이민자들을 축출해야 한다며 강경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빠뜨리찌아 루비니, 학원 교사]
"정부로 인해 파견된 군병력이 범죄를 얼마나 줄일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일단 군인들이 거리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내외에서 "파시즘의 회귀 또는 부활"이라며 논란이 일었고, 유럽연합은 "무력으로 시민을 통제하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도 논란이 활발합니다.

[인터뷰:로베르토 만치넬로, 은행원]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꼭 군병력이 거리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동원될 수 있는 경찰도 많이 있습니다. 만약 현 정부가 앞으로도 안전을 위해 병력을 더 배치한다면 경찰 병력으로 충당되는 게 맞겠죠."

동포들은 대체로 치안 유지도 좋지만 시 안에 군대가 배치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일부 유학생들은 불법체류 신분으로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어 적발에 대한 불안이 커졌습니다.

[인터뷰:조민상, 한-이탈리아 문화연구원 원장]
"치안 강화를 위한 군병력 배치로 한인 유학생들도 안전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부 유학생들 중에는 불법체류자들도 있어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는 최근 불법체류자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지지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또한 군병력을 동원해 불법이민자들의 범죄를 몰아낸다는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런 채찍질이 세계적으로 인적·물적 교류가 확대돼 가는 현 시점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또 불법이민자들의 범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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