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사랑 '외길 40년'

태권도 사랑 '외길 40년'

2008.03.22. 오전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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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아르헨티나에서 40년 넘게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권도 보급에 힘써온 동포가 있습니다.

백발이 무성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태권도 사랑은 지금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덕주 리포터가 그 주인공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태권도를 배우는 아르헨티나 시민들의 우렁찬 구령 소리가 도장안을 가득 메웁니다.

맨 앞줄에서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동포 김한창 사범.

아르헨티나에 최초로 태권도를 보급한 장본인으로 지난 1967년 아르헨티나에 이민온 이후 40년 넘게 태권도 알리기에 전념해왔습니다.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한 지 3개월 만에 유도 도장의 한켠을 빌려 겨우 태권도장을 열었지만 운영에는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태권도가 그때까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운동이었던데다 이미 20년 전에 도입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던 일본의 유도와 가라데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한창, 태권도 사범]
"처음에는 학생들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두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몇 달 지나니까 저도 학생들이 제법 많아지고 또 유도대회나 가라데 대회에서 시범을 하곤 했습니다. 그 결과 68년 2월부터 전적으로 보급을 하게 됐다고 봅니다."

아르헨티나에 태권도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들어서 부터입니다.

태권도 보급을 위해 한국에서 여러명의 사범들이 입국하면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74년 이소룡 주연의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동양무예가 재조명 되었던 것이 태권도에 관심을 가지게 한 계기가 됐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은 30만 명이 넘는 아르헨티나 인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오스카르 타헤스, 현지인 사범]
"태권권도 8단입니다. 73년부터 태권도를 하고 있습니다. 김사범님은 제게는 아버지와도 같은 분이십니다. 어렸을때부터 태권도를 배웠고 현재도 계속해서 김사범님하고 태권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연방 경찰 장교들에게도 10년 동안 태권도를 가르쳤던 김한창 사범은 95년엔 아메리카 국가들이 참가하는 판아메리카노스 대회에서 아르헨티나 태권도 국가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베로니카 빠체코, 현지인 수강생]
"저는 태권도 5단입니다. 25년전 제가 11살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했습니다. 태권도를 좋아하는 이유는 스포츠로써 또한 훈련, 수양으로서 또한 일상에서의 호신술로도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70세의 나이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태권도를 지도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김한창 사범.

아르헨티나 태권도 연맹 기술고문직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후진 양성에 앞장서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YTN 인터내셔널 정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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