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길 박사, 개천에서 나온 용

이수길 박사, 개천에서 나온 용

2008.01.26. 오전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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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40여 년간 한국과 독일 두 나라 사이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온 동포 이수길 박사가 최근 자신의 회고록을 펴냈습니다.

이 박사는 이 회고록에서 이른바 동백림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한국과 독일 정부사이에 오간 비밀 거래를 공개했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이수길 박사를 만났습니다.

[리포트]

이수길 박사가 이번에 펴낸 회고록의 제목은 '개천에서 나온 용'입니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동백림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한독 간 교섭 중에 빚어진 알려지지 않은 비화들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인터뷰:이수길, 소아과 의사]
"1968년도에 독일 정부와 한국 정부에 의해서 비밀 협상이 체결됐습니다. 한국에서 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독일로 돌려 보내고, 그 대신으로 독일에서 약속한 차관을 다 준다..."

또한 그는 이번 책에서 파독 간호사에 관련해 그동안 왜곡됐던 소문들의 진상을 밝히는 데 크게 주력했습니다.

[인터뷰:이수길, 소아과 의사]
"간호사를 독일로 보내고 그분들이 (임금을)은행담보를 해서 차관을 받았다든지, 간호사들이 와서 한 일이 죽은 사람의 사체를 닦는 일을 했다든가, 이것이 전부 다 정치적인 음해에서 만들어진 거짓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이 다 되도록 기술했습니다."

이수길 박사가 이번에 펴낸 그의 회고록에는 재독 동포들의 이민 역사가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인터뷰:이수길, 소아과 의사]
"자서전을 출간하는 것이 하나의 역사 실록으로 한국의 역사에 남아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수길 박사는 일찍이 독일로 건너와 소아과와 방사선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의사로서 국제적인 명성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과 인종차별로 인한 편견과 불이익 등 그간의 삶의 여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이수길, 소아과 의사]
"제목을 '개천에서 나온 용'이라고 붙인 이유는 제가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게 제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신문과 사진 등 방대한 양의 자료를 수집해 온 이 박사는, 이번 책 출간을 통해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건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이수길, 소아과 의사]
"증명돼 있는 역사를 제가 표기했다는 것에 흐뭇합니다. 앞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분들에게도 지침서가 되기를..."

이 박사의 삶은 그 자체로도 재독한인역사를 대변할 귀중한 산 증인입니다.

이제 막 시작된 재독한인이민역사 자료수집과 연구 움직임에, 독일 동포들의 좀더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독일 마인츠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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