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차버린 태극전사들

장애를 차버린 태극전사들

2006.12.07. 오전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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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제4회 세계시각장애인 축구선수권 대회가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모두 8개 나라가 참가해 열띤 경기를 펼쳤다고 하는데요.

앞을 못본다는 불리함을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한 선수들의 모습을 정덕주 리포터가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축구경기장.

한국과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한창입니다.

보통 축구경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선수들 모두 시각 장애인이라는 점입니다.

앞이 보이는 1명의 골기퍼를 포함해 모두 5명이 한팀을 이룹니다.

구슬을 넣어 만든 축구공의 소리를 따라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빕니다.

[인터뷰:김진식, 한국 시각장애인 연합회 상임이사]
"아마추어 동호회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선전한 것을 보면,추후 몇년후에는 그들과 함께 잘 할 수 있다는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일본팀이나 민간 지원이 풍족한 아르헨티나팀에 비해 한국팀의 환경은 열악합니다.

많은 선수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어 시각장애인용 축구공 마련 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연습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인터뷰:허석, 축구단 팀장 선수]
"상당히 버거울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기려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나름대로 즐겁게 하려고 신나게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몸이 잘 안따라주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30시간의 비행과 시차로 인한 여독을 풀지도 못한채 경기에 임한 한국팀은 참가국 8개 나라중 8위에 그쳤습니다.

우승은 주최국인 아르헨티나가 차지했습니다.

체격과 신장에서 가장 불리했지만 최선을 다한 한국팀의 모습에 동포들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인터뷰:김재업, 동포]
"장애의 역경을 딛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우리 많은 교민들이 와서 응원하는 모습이 아주 감동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맹인학교 시절, 돼지저금통에 자갈을 넣어 축구를 시작했다는 한국 시각 장애인 대표선수들.

4년 뒤에는 더 멋진 태극전사로 거듭나겠다는 이들의 다짐은 동포들의 가슴속에 고국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깊게 새겨놓았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YTN 인터내셔널 정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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