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빠진 원로 동포들

공부에 빠진 원로 동포들

2006.08.17. 오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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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원로 동포 분들이 영어와 컴퓨터를 배우며 만학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정부가 소수계 민족을 위해 교육 지원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이를 위해 현지 동포사회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뉴질랜드에서 박범호 리포터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동포 노인들이 만학의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학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평소 생활에 불편을 느껴왔던 터라 생활 영어 시간에는 수험생 못지않은 열정을 과시합니다.

컴퓨터 교육 시간에는 손가락은 마음처럼 움직이진 않지만 눈빛 만큼은 사뭇 진지합니다.

[인터뷰:김보영, 뉴질랜드 동포]
"너무 좋은 기회입니다. 한국에서 여기에 오면 완전히 끝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납세 기록이 없어 이런저런 혜택을 받지 못하던 동포 노인들은 교육을 받으며 타향살이 시름을 잠시 나마 잊게 됐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강순자, 뉴질랜드 동포]
"늙어서 뭘 배울까 했는데 잘 가르쳐 주셔서 좋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뉴질랜드에서는 특정 소수계를 대상으로 정부가 나서 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교육 과정이 성사되기 까지 한인회의 물밑 지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인터뷰:장호진,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부회장]
"교민사회에서 가장 소외층인 어르신들께 이번 기회에 현지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컴퓨터와 영어 교육을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데 호응이 좋아서 내년에는 더 많은 분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교육을 받는다는 소식에 동포 젊은이들도 강사일을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한인회측은 교육은 오는 12월까지 이어지며 내년부터는 강의 내용을 좀더 체계화하고 규모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뉴질랜드에서 YTN 인터내셔널 박범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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