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해요"

"이웃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해요"

2006.03.11. 오전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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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힘든 이민 생활속에서도 동포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이가 있어 화제입니다.

얼마전 국무총리 상을 받게 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진 한 동포의 훈훈한 삶의 이야기를 뉴질랜드 박범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뉴질랜드 이민 13년차인 동포 김진섭 씨가 분주한 손놀림으로 자동차를 손보고 있습니다.

번듯한 자동차 정비 공장을 갖기까지 그가 지나온 여정은 여느 이민자와 마찬가지로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민전 경험만 믿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다양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난관에 부딛힌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힘겨운 생활을 하면서도 김 씨가 지난 7년간 꾸준히 공을 들여온 일이 있습니다.

우수한 학업성적을 받거나 형편이 여의치 않아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동포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해 온 일입니다.

해마다 대여섯명씩 김씨가 지금까지 지원한 장학금을 받아 공부를 마친 학생은 모두 40여명.

김 씨의 선행은 지난 3일 국무총리 표창을 받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인터뷰:김진섭, 뉴질랜드 동포]
"7년 전에 교민 자녀가 좋은 성적으로 신문 기사화 된 것이 있었다. 마치 내 자식처럼 기뻤고 영어권 사회에서 한국에서도 힘든 1등 졸업이 대견스럽고 해서 무언가 해주고 싶어서... 대학가서 조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장학금을 주시 시작했다."

김 씨는 당당히 주류 사회에서 자리 매김하는 학생들을 보는 게 이민 생활에서 맛보는 기쁨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장학 사업 초기 시절 주변에서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경우도 더러 있어 마음이 무거웠던 적이 있다고 회고합니다.

[인터뷰:황춘옥, 김 씨의 아내]
"어떤 분들은 주변에서 좋은 사위를 얻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하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편과 심각하게 의논을 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김 씨는 주변의 오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한국학교를 지원하고, 아프리카 어린이를 수양자녀로 맞이하는 등 후원 영역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인터뷰:황선하,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장]
"벌써 6년째 한국학교에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고 불우 아동들을 남모르게 도와주고는 있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아마 이런 분들이 있어서 고맙고 자랑스럽다."

[인터뷰:김진섭, 뉴질랜드 동포]
"장학금은 받은 학생들이 잘하고 있고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좋은 일들을 하고 있어 좋은 결과를 낳기 때문에 자랑스럽고 여력이 된다면 앞으로 일을 계속하겠다..."

어느나라에서나 안정된 기반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기자]
자신이 걸어온 어려웠던 길을 돌아보며 이웃을 돕는 김진섭씨의 여유는 뉴질랜드 동포사회를 환하게 밝힙니다.

뉴질랜드에서 YTN 인터내셔널 박범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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