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알리는 화가 부부

한국 전통 알리는 화가 부부

2006.02.04. 오전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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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다소 색다른 방식으로 한국을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는 동포 부부가 있어 화제입니다.

이들은 한국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물건들을 예상치 못한 곳에 내놓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데요.

뉴질랜드에서 박범호 리포트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관광 성수기로 분주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한 갤러리입니다.

겉보기에는 전형적인 영국식 건물이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보면 한국 전통 생활 용품들이 꼼꼼하게 정리돼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볼거리에 관광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물건들을 만져보며 마냥 신기해합니다.

갤러리는 뉴질랜드에서 9년 동안 살아온 동포 서석원, 황승옥 부부가 2년여 기간의 준비 끝에 지난해 6월 야심차게 선보인 소중한 공간입니다.

[인터뷰:서석원, 뉴질랜드 동포]
"우연한 기회에 저희 부부가 박물관을 찾았는데 너무 숫자도 적었고 전시공관도 열악했었다. 한국적인 것을 체계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보고자..."

각각 한국화와 서양화를 공부해 미술을 이해하는 시각은 서로 달랐지만 한국 문화를 알리겠다는 마음은 항상 일심동체입니다.

갤러리를 열겠다는 꿈을 키우며 지난 20년간 모은 전통 생활물품은 모두 3백여 점!

갓과 엿장수 가위 등 옛 물건들은 한국을 알지 못했던 뉴질랜드인들과 관광객들에게 정겨운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합니다.

[인터뷰:휴 밍가드, 관광객]
"기대하지 않았는데 한국문화를 접하게 되어 좋다."

외국인에겐 생소한 물품들을 전시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낯선 동양인 부부의 행동을 의심스럽게만 바라보던 이웃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습니다.

때문에 준비기간 대부분을 이웃의 동의를 얻는데 할애해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인터뷰:황승옥, 서 씨의 부인]
"한국 문화를 뉴질랜드인들 에게 알리고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문화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저희를 상업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서 씨 부부는 라벤더 농장을 운영하며 여기서 나온 수익으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한국 문화를 편하게 체험할 기회를 주려는 취지에서 갤러리는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서석원, 뉴질랜드 동포]
"한국을 이해하는 좋은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기회가 되면 한국 전통 혼례식을 열어 좀 더 실감나는 문화 체험의 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서 씨 부부!

[기자]
민간 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이들이 있어 뉴질랜드 동포 사회는 한층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YTN 인터내셔널 박범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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