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보다 반짝' 김윤희의 보석 같은 눈물

'은메달 보다 반짝' 김윤희의 보석 같은 눈물

2014.10.02. 오전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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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 서정환 기자] 한국체조 맏언니 김윤희(23, 세종대)가 두 번 울었다. 처음에는 당황하고 미안해서 울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기쁘고 벅차서, 고마워서 또 울었다.

김윤희, 손연재(20, 연세대), 이다애(20, 세종대), 이나경(16, 세종고)으로 구성된 한국 리듬체조 대표팀은 1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팀 결승전에서 총점 164.046점을 받아 1위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팀경기 은메달은 역대 최초의 쾌거였다.

은메달이 가장 뭉클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맏언니’ 김윤희였다. 첫 번째 볼 종목에 출전한 김윤희는 경기 내내 안정된 연기를 했다. 하지만 막판에 크나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점수가 깎인 김윤희는 15.166을 받았다. 실수만 없었다면 더 좋은 점수가 나올 수 있었다.

불운은 이어졌다. 두 번째로 후프를 잡은 김윤희는 수구를 높이 던졌다가 받는 과정에서 놓치는 실수를 했다. 15.083점이 나왔다. 손연재의 뒤를 받쳐줘야 할 김윤희가 연속 실수를 하면서 한국의 메달 전망이 어두워졌다. 결국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한 김윤희는 키스앤크라이존에서 눈물을 보였다.

맏언니가 심리적으로 무너지면 동생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윤희는 애써 마음을 잡았다. 김윤희가 제 역할을 못해주면 박빙의 승부에서 밀려 메달획득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세 번째로 출전한 리본에서 김윤희는 실수 없는 연기로 16.416의 고득점을 받았다. 마지막 곤봉에서 김윤희는 16.183을 얻어 한국의 은메달 획득에 큰 기여를 했다. 경기 중 무너졌던 마음을 추스르고 일어섰다는 점에서 김윤희에게 큰 점수를 줄만했다.

경기 후 시상대에 선 김윤희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동생들에게 미안했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눈물을 꾹꾹 누르던 김윤희는 취재진 앞에 섰을 때 다시 울음이 터졌다. 김윤희는 “나 때문에 메달을 못 딸까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김윤희는 “(손)연재한테 고맙다. (이)다애와 (이)나경이도 고맙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윤희가 흘린 눈물은 은메달보다 반짝반짝 밝게 빛났다. 은메달이란 성과도 값졌지만, 동생들을 아끼고 먼저 생각하는 언니의 마음이 더 아름다웠다. 김윤희의 사랑스러운 마음이 은메달을 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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