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공작' 北 실세→'목격자' 소시민"...이성민 전성시대

[Y터뷰] "'공작' 北 실세→'목격자' 소시민"...이성민 전성시대

2018.08.19.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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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공작' 北 실세→'목격자' 소시민"...이성민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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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 북한 실세이자 최고위층이었다. 날카롭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그의 모습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곧이어 아파트 한복판에서 살인을 목격한 평범한 가장이 됐다. 이질감은 없다. 여름 극장가의 흥행 다크호스로 떠오른 배우 이성민이다.

이성민이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에 이어 15일 개봉한 '목격자'(감독 조규장)로 8월 극장가를 종횡무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성민 전성시대다. '공작'에 이어 '목격자'로 취재진을 다시 만나고 있는 이성민은 "'공작'이 많이 불안했는데 시작이 좋다"면서 "'목격자'는 작은 영화니까 더 큰 힘이 필요하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상훈(이성민)이 범인 태호(곽시양)의 다음 타깃이 되어버려 벌어지는 추격 스릴러다. 극 중 이성민이 연기한 상훈은 최근 어렵사리 내 집을 마련한 보험설계사로 우연히 자신의 아파트에서 망치로 여자를 죽이는 범인의 모습을 본다. 상훈이 신고하려고 휴대폰을 든 순간 집안의 불이 켜지고 범인과 눈이 마주친다.

[Y터뷰] "'공작' 北 실세→'목격자' 소시민"...이성민 전성시대

"시나리오가 탄탄했어요. 빨리 읽히기도 했고요. 두 번 읽고 나서 '독특한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목격자'의 미덕은 일상성이었어요. 아파트 자체가 흔한 공간이잖아요. 실제 촬영을 한 아파트도 너무 평범해서 '뭐가 나올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그렇지만 그런 평범함이 영화의 미덕이고 장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죠."

이성민은 예고편이 나오고 딸에게 링크를 보내줬다. 그는 "딸이 처음에는 '안 무섭다'고 해서 '어라?' 했는데 곧바로 '아파트에 불이 들어올 때 소름이 돋았다'고 말하더라"라면서 "지극히 현실에 대입해서 보는구나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놀래는 게 너무 싫다"던 그는 스릴러나 공포 영화는 "잘 보지도 않는"”고 고백했다. 따라서 스릴러의 문법에도 익숙지 않았던 그다. 그래서 "영화가 관객들을 얼마나 주무르고 놀라게 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Y터뷰] "'공작' 北 실세→'목격자' 소시민"...이성민 전성시대

"제대로 된 스릴러는 처음이었어요. 쫓기는 장면이 많았는데 스트레스가 크더라고요. 심적으로 압박도 많이 받았고요. 신(scene)마다 극적인 상황들에 놓이게 됐는데, 에너지 소비가 크더라고요. 처음에는 대본에 나온 대로 '명확하게 연기하면 되겠지'라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연기할 때는 다르더라고요. 기운이 많이 소진됐어요."

상훈은 태호의 살인을 봤지만 신고를 하지 않는다. 이성민은 "관객들이 상훈의 입장을 어떻게든 공감하고 따라와야지 영화가 진행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가 숙제이자 가장 신경 쓰면서 연기했던 부분"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상훈이 신고를 안 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방관자 효과를 언급한 그는 "상훈은 '나 아니어도 누군가 봤겠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신고했을 때 벌어질 복잡할 일들도 떠올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에는 가족 생각 때문에 신고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성민은 조장규 감독에게 범인인 태호를 조금 더 잔인하게 묘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래야지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못 한다는 것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Y터뷰] "'공작' 北 실세→'목격자' 소시민"...이성민 전성시대

"평범한 캐릭터를 좋아한다"던 그에게 '목격자' 속 상훈은 드라마 '미생' 속 오상식 과장이 떠오르게 한다. 실제 대중들에게 이성민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캐릭터이기도 했다. "일상적인 것에서 나오는 극적인 걸 좋아한다"던 그에게 앞서 개봉한 '공작' 속 리명운은 조금 특별한 인물이었다.

"'목격자' 인터뷰지만 '공작' 때도 '목격자'를 말했으니까요.(웃음) 사실 두 작품 다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상훈이 익숙하다면 리명운은 차가운 대사를 뜨겁게 전달해야 하니까 고통스럽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만 그런 줄 알았거든요. 부끄러워서 말도 못 했는데 다른 배우들도 힘들어하더라고요. 심지어 윤종빈 감독도 그랬고요. 현장에 나갈 때마다 오늘 해결해야 할 신에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동료들도 마찬가지였죠. 누가 NG를 내면 그렇게 기뻐하더라고요. 하하"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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