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첫사랑 아직 없어…찡한 이별 해보고싶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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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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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전 아직 없어요."



배우 박보영이 영화 '너의 결혼식'(이석근 감독)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너의 결혼식'은 승희(박보영)와 우연(김영광)의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영화.



'늑대소년', '오 나의 귀신님', '힘쎈여자 도봉순' 등 멜로 범주 안에서 다양한 결의 연기를 펼쳐온 박보영. 이번 '너의 결혼식'에서는 자신의 장기인 러블리한 연기와 함께 30대 문턱에서 겪게 되는 고민의 얼굴까지 함께 드러냈다.



"제가 드라마에서 했던 연기들은 정통 멜로는 아니었다고 봐요. 늘 정통 멜로를 하고 싶었거든요. '너의 결혼식'을 하면서 느낀 건, 그건 따로 하는 분들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또르르'하면서 예쁘게 우는 게 안 되거든요. 온갖 얼굴 근육을 다 쓰면서 서럽게 울기 때문에. 손예진 선배님처럼 '또르르' 멜로를 잘하는 언니들이 하셔야 할 것 같아요.(웃음)"



'너의 결혼식'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남자가 기억하는 첫사랑, 남자가 기억하는 첫키스, 남자가 기억하는 추억들. 그 안에서 종종 여성 캐릭터는 대상화되곤 하지만, 박보영은 그런 순간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승희가 나쁜 애가 될 수 있겠더라고요. 몇몇 장면과 대사는 감독님과 긴 토론 끝에 바뀌거나 생략된 경우도 있어요. 제가 봤을 때 승희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아는 친구인 것 같거든요. 여자친구가 있으면서도 첫사랑인 자신을 쫓아온 우연을 대하는 태도도 잘못 연기하면 우연에게 여지를 주는 모습으로 그려질까 봐 걱정이 많았어요."




박보영은 '너의 결혼식'을 찍으며 첫사랑에 대한 남녀의 또렷한 시각차를 경험했단다. 박보영은 승희가 우연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순간 눈물을 참을 수 없었지만 감독은 "절대 울면 안 된다"라고 했다. 현장의 남성 스태프들은 입을 모아 "내 첫사랑은 헤어지자고 할 때 울지 않았다. 정말 매몰찼다"라고 했다고.



"승희가 우연에게 헤어지자고 말하지만 내심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거든요. 전 승희의 마음이 이해가 돼 너무 슬펐어요. 감독님을 비롯한 남성 스태프분들은 '내 첫사랑은 그러지 않았어'라며 울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남성분들이 기억하는 첫사랑은 대체로 '예뻤지만 성격이 안 좋았어'예요. 잘 생각해봤는데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합리화가 아닐까 싶어요.(웃음) '너의 결혼식'은 유독 이런 장면들이 많았어요. 남성의 시선으로 그려진 영화이기 때문에 제가 끝까지 승희를 붙잡지 않으면 안 됐어요."



그렇다면 박보영의 첫사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아직 첫사랑을 하지 못 했다면서 "어떤 게 사랑인지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좋아하는 감정은 확실히 알겠는데 사랑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친언니가 결혼했거든요. 언니가 형부를 사랑할 땐 어떤 느낌이었냐고 물어보니까 '찡한 게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찡함을 경험하지 못 했어요. 눈물 쏙 빠지는 이별 같은 것 말이에요. 첫사랑이라고 말할 사랑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웃음)"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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