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김희애 "위안부 할머니 용기, 배우로 거듭나게 했다"[인터뷰①]

'허스토리' 김희애 "위안부 할머니 용기, 배우로 거듭나게 했다"[인터뷰①]

2018.06.16. 오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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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도 버티셨는데…'이 정도 쯤이야'라며 버텼죠."



영화 '허스토리'(민규동 감독, 수필름 제작)의 김희애가 최근 진행된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쉽지 않았던 촬영 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위안부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당시 일본 열도를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다.



김희애는 6년간 관부 재판을 이끌어가는 당찬 원고단 단장 문정숙 역을 맡았다. 부산의 여행사 사장인 문정숙은 우연한 기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고 전화를 개설하고, 10인의 원고를 이끌고 시모노세키로 향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할머니들과 6년간 법정 투쟁을 이끌어가는 인물.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때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으로 출연했어요. 이런 작품, 이런 역할을 안 할 이유가 없죠. 무엇보다 시나리오 자체가 좋았어요 자칫 감동을 주려고 신파로 갈 수도 있는데, 감독님께서 참 섬세하게 글을 쓰신 느낌이었어요. 촌스럽고 부담스럽지 않은 시나리오였죠. 여성 투쟁의 영화보다, 한 인간의 모습이 먼저 보인 점도 좋았고요."



김희애는 '허스토리'에서 그야말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 단발머리, 평소보다 찌운 살 등 외향적 변화뿐만 아니라 시원시원하고 화끈한 연기로 문정숙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불의를 보면 못 참지만 자신의 과오도 인정할 줄 아는 인물. 일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할 줄 아는 솔직함. 문정숙의 매력은 김희애라는 옷을 입고 완성됐다.



"입체적인 캐릭터라 좋았어요. 단순히 착한 사람,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이런저런 오해를 겪는 사람으로 그려져 더 인간적으로 다가왔어요. 인간은 누구나 오해도 받고 힘든 과정을 겪으며 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고, 끝까지 놓치지 않고, 결국엔 솬성을 해내고요."



'허스토리'에서 생애 처음 부산 사투리와 일본어 연기까지 선보인 김희애.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을 떠올리며 죽기 살기로 덤볐단다.



"캐릭터를 준비하는 3개월도 힘들었고, 촬영하는 동안에도 힘들었죠. 부산 사투리에, 일본어에…. 제가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할머니들 덕분이에요. 할머니들도 버티셨는데, 이 까짓것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죠. 어떻게 보면 할머니들이 제가 배우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신 셈이죠. 힘든 세월 겪으시면서도 당당하고 꿋꿋하게 살아가시고, 일부 승소까지 받아내셨잖아요. 저는 한국 경찰서만 가도 떨릴 것 같은데, 그것도 일본 법정까지 가서 말이에요. 대단하신 일이죠."



한편 '허스토리'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민규동 감독이 연출했다. 6월 27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허스토리'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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