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인터뷰] '버닝' 이창동 "칸 역대 최고평점, 큰 의미 없다" ①

[칸@인터뷰] '버닝' 이창동 "칸 역대 최고평점, 큰 의미 없다" ①

2018.05.19. 오전 11: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칸@인터뷰] '버닝' 이창동 "칸 역대 최고평점, 큰 의미 없다" ①_이미지
  • [칸@인터뷰] '버닝' 이창동 "칸 역대 최고평점, 큰 의미 없다" ①_이미지2
AD

충무로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이후 7년간 칸영화제에서 빈손으로 돌아갔다.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문을 두드렸으나 수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영화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한국영화 사상 첫 칸 여우주연상을,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칸으로 돌아왔다. 영화 '버닝'으로 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이창동 감독을 칸 현지에서 만났다.



'버닝'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 연), 해미(전종서)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그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1983)를 원작으로 한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프리미어 상영회를 갖고 세계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유력한 수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영국 매체 스크린인터내셔널에서는 역대 스크린 최고 신기록인 3.8점(4점 만점)을 기록했다.




"평점은 평점이에요. 큰 의미는 없습니다. 물론 반응이 예상했던 것 이상이라고나 할까. 놀랍긴 했어요. 이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버닝'은 영화 그 자체로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이미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됐잖아요. 이곳 사람들은 '버닝'을 그 자체로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이창동 감독은 요즘 젊은이에게 이 세상은 그 자체로 미스터리일 것이라 했다. 서래마을에 살며 노는 게 일이라는 벤, 대학을 나오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부유하는 종수 그 어딘가에 2018년 청춘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노의 대상이 명확했던 십수 년 전과 달리 무력감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지금의 청춘을 '버닝'에 담아냈다.



"꼭 청춘이라고 규정지을 순 없겠지만, 이 세상, 세대가 어떤 모습인지 질문하고 싶었어요.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은 종수와 벤 그 사이 어디쯤에 있을 거예요. 그것 자체가 미스터리인 셈이죠. 일상의 미스터리가 이 세상의 미스터리로 연결돼 있어요.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신는 나이키 운동화로 인해 저 멀리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어요. 그게 미스터리예요. 서래마을에서 풍요롭게 사는 벤의 삶의 방식이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거죠."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Copyrights ⓒ TV리포트. 무단 전제 -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