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현장] "이창동=시네마神"…'버닝'이 숨긴 #미스터리 #분노[종합]

[칸@현장] "이창동=시네마神"…'버닝'이 숨긴 #미스터리 #분노[종합]

2018.05.17. 오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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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이창동 감독은 영화세계의 신이다."



17일 낮 12시 30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버닝'(이창동 감독) 공식 기자회견에는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이준동 파인하우스필름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버닝'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 연), 해미(전종서)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그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1983)를 원작으로 한다.



'버닝'은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프리미어 상영회를 갖고 세계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유력한 수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일본 NHK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을 영화화해달라고 제안했고, 나는 제작을 맡고 젊은 감독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다. 여러 사정상 이뤄지지 못했고 오정미 시나리오 작가가 '헛간을 태우다'를 영화화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창동 감독은 "처음엔 쉽게 영화화하기 힘든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소설의 미스터리한 점이 요즘 세상, 젊은이의 이야기로 확장시킬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영화화 계기를 밝혔다.



첫 칸영화제 참석인 배우들은 시종 긴장한 모습으로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연 유아인은 "감독님의 굉장한 팬이었고, 촬영 전과 촬영 당시에도 감독님에게 절대적 믿음으로 임했다. 감독님이 이 세계의 신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촬영할 때까지 배우로서 몸에 있었던 때가 벗겨지는 기분이었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버닝'이 데뷔작인 전종서는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 것이 이창동 감독님이 처음이기 때문에 이게 다른 작품과 어떻게 달랐다고 말씀드릴 순 없을 것 같다. 영화 촬영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그게 영화 속에 잘 담긴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원작과 차이에 대해서도 밝혔다. 감독은 원작에는 중요한 메타포로 등장하는 개구리가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하루키도 영향을 받은 윌리엄 포크너 단편소설 '반 버닝'을 우리 영화에 가져왔다. 포크너 소설에서는 세상에 분노한 아버지가 남의 헛간을 태우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버지의 분노가 아들의 분노로 옮겨간 것이 이 시대 젊은이 이야기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젊은세대가 원인 모를 분노감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은 "세상은 점점 편리해지는데 젊은이는 미래가 없다는 불안감에 놓여있다. 예전엔 분노의 원인을 분명히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젊은이에게는 이 세계 자체가 하나의 미스터리로 보일 것 같았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특히 감독은 전종서가 반라 상태로 노을을 배경으로 춤추는 장면에 대해 "이 영화는 얼핏 두 남자의 대결로 보인다. 그 사이 사라진 여자 혜미는 나홀로 삶의 의미를 찾는 여자다. 그가 자연의 신비 앞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그레이트 헝거'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버닝'에는 많은 사회적, 경제적, 예술적 의미가 담겨 있다. 그것을 설명하기 보다 관객이 스릴러라는 영화적 장르로 간단하게 받아들이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영화에는 서울의 관광지인 서울타워가 등장한다. 혜미는 하루에 한번 서울타워에서 반사된 빛이 들어오는 좁은 방에 몸을 구기며 살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 작은 방에서 가난한 섹스도, 혼자 섹스도 한다. 종수는 그곳에서 한편의 소설을 쓰게 된다. 그 소설의 내용은 관객의 상상에 맡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닝'은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을,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폐막식과 시상식은 19일 오후 7시 열린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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