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현장] 설움 씻어낸 '버닝' 칸 달군 기괴,전율의 148분[종합]

[칸@현장] 설움 씻어낸 '버닝' 칸 달군 기괴,전율의 148분[종합]

2018.05.17.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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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석 칸 뤼미에르 대극장이 눈물과 환호로 가득찼다. 영화 '버닝'이 칸영화제를 눈물로 달궜다.



16일 오후 6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버닝'(이창동 감독)의 프리미어 스크리닝이 열렸다.



이날 상영에는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이준동 대표가 참석했다. 세 번의 칸 경쟁 방문으로 제법 여유로운 이창동 감독과 달리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는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버닝'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 연), 해미(전종서)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그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1983)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신비롭고 기괴한 메타포로 가득하다. 아무리 뛰어봐도 잡히지 않는 안개와 석양처럼 청춘의 막막함을 영화적 이미지에 투영했다. 감독의 전작들이 윤리, 죄의식, 구원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면 '버닝'은 이미지, 감각, 공기, 분위기 그 자체가 곧 메시지다. 순간의 미세한 균열이 인생을 뒤흔들어 놓는 과정을 특별한 사건 없이도 숨막히게 그려낸다.




일반적인 미스터리 스릴러의 문법과는 완벽히 다른, 이창동 감독의 화법이 그 자체로 서스펜스다.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 스크린 속의 불편한 공기들, 눈물나게 아름다운 자연광과 노을. "'버닝'이 곧 미스터리"라는 감독의 말은 영화를 가장 잘 설명할 문장일 터.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유아인은 그동안의 연기 습관을 100% 벗어던진 인생연기를, 스티븐 연은 하품마저 섬뜩한 열연을, 전종서는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을 끌어당긴다. 특히 전종서가 상체를 노출한 채 석양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장면과 유아인, 스티븐 연의 파격 엔딩은 오랫동안 회자될 명장면이다.



노출은 당초 알려진 것만큼 놀라운 수준은 아니다. 전종서의 상체, 유아인의 뒤태 노출, 두 사람의 두 차례 베드신이 있으나 노출보다 장면의 뉘앙스가 파격적이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 약 5분간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영화 외적인 이슈로 마음 고생한 스티븐 연은 붉어진 눈시울로 객석을 바라봤다. 유아인의 눈가도 촉촉히 젖었다.



한편 '버닝'의 이창동 감독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전도연)을, '시'로 각본상을 받았다. 148분, 청소년관람불가, 국내 개봉은 5월 17일.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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