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산증인' 원로배우 최은희, 별세...향년 92세

'한국영화 산증인' 원로배우 최은희, 별세...향년 92세

2018.04.16. 오후 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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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산증인' 원로배우 최은희, 별세...향년 9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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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故) 최은희의 장남 신정균 씨는 고인이 이날 오후 신장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갔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26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주로 연극 무대에 섰던 그는 1947년 '새로운 맹서'를 통해 영화계에 발을 딛었다.

이후 '밤의 태양'(1948) '마음의 고향'(1949) 등을 찍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김지미, 엄앵란과 함께 1950∼1960년대 트로이카로 이름을 날렸다. 고인은 1976년까지 130편의 영화에 출연한,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이자 은막의 스타였다.

고인은 배우이자 감독이기도 했다. '민며느리'(1965) '공주님의 짝사랑'(1967) '총각선생'(1972) 등을 연출했고, 감독 겸 배우로 출연한 '민며느리'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고인은 우리나라 세 번째 여성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1953년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 출연한 뒤 신상옥 감독과 사랑에 빠졌고, 1954년 결혼식을 올렸다. 1977년 신 감독과 이혼한 뒤 1978년 1월 홀로 홍콩에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다. 신 감독도 그해 7월 납북했고, 두 사람은 1983년 북한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북한에서 '돌아오지 않는 밀사'(1984) '사랑 사랑 내 사랑'(1984) 등 17편의 영화를 찍었다. 북한에서 만든 영화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이는 한국인 최초 해외영화제 수상이다.

김정일의 신뢰를 얻은 두 사람은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에 미국 대사관에 진입해 망명에 성공했다. 10년이 넘는 망명 생활을 하다가 1999년 영구 귀국했다.

고인은 2001년 극단 대표와 뮤지컬 제작자로 나섰다. 2007년에는 자신의 영화 인생을 담은 자서전 '최은희의 고백'을 펴내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12호실 이전 예정)이며, 발인은 19일 오전이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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