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 박지현 "중학생때 토익 900점…공부만하던 학생"[인터뷰]

'곤지암' 박지현 "중학생때 토익 900점…공부만하던 학생"[인터뷰]

2018.04.15. 오전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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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곤지암'(정범식 감독) 돌풍이다.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던 한국 공포영화의 부활을 알린 '곤지암'은 톱스타 한 명 없이 2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곤지암'은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CNN에서 선정한 공포 체험의 성지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체험 공포 영화.



배우 박지현은 '곤지암'의 하이라이트를 도맡았다. 박지현이 연기한 캐릭터는 호러 타임즈의 행동파 지현. 영화에서 처음으로 악령의 실체가 드러난 장면과 후반부 빙의 연기로 관객들을 극강의 공포로 몰아넣는 장본인이다.



"오디션 때 빙의 연기를 보여드렸어요. 시나리오에는 '빙의가 됐다'라는 문장만 써있 었는데, '곤지암'에 나온 버전 그대로 했죠. 그때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만약 캐스팅이 된다면 빙의 연기 때문에 된 거라고.(웃음)"



정범식 감독은 '곤지암'에서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바로, 배우들에게 직접 촬영을 시킨 것. 촬영 퀄리티가 일정 수준에 못 미칠 경우 전부 재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 정범식 감독은 "무모한 선택"이었다고 말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배우들이 직접 찍은 1인칭 영상 덕분에 관객들의 체험 공포는 극대화됐다.




"처음엔 몇몇 장면은 촬영 감독님께서 찍으셨는데, 저희가 찍은 부분이랑 퀄리티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거죠. 저희는 종종 포커스도 나가고 많이 흔들리고 하니까. 그런데 이런 부분이 영화에 담기면서 오히려 현실감과 극적 재미를 배가한 것 같아요."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배우들의 동선과 카메라 시점까지 모두 계산해야 했고, 대사 타이밍도 철저히 계산하에 연기했다.



"제 대사가 끝나는 시점과 상대방이 말하는 시점까지 모두 기억해야 했고 시점, 동선도 외워야 했죠. 조금이라도 연결이 안 맞으면 영상 모두를 쓸 수 없기 때문에 한 장면당 최소 10테이크 정도는 연기했던 것 같아요."



영화 속 지현처럼 평소에도 겁이 없다는 박지현. 영화를 찍으며 무서운 순간은 없었으나 힘든 순간은 있었다고. 집단 치료실에서 나무 관에 손을 넣었다 가까스로 빼는 장면이 그것. 감정적으로 가장 고조된 순간이자 나름의 액션 연기까지 선보여야 했기에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쉽지 않은 장면이었다.



"집단 치료실 찍을 때가 촬영 막바지여서 다들 지쳐있는 상태였어요. 나무 관 장면이랑 '살자'라는 벽 낙서가 '자살'로 바뀌는 장면까지 다 연결됐기 때문에 한 번에 찍어야 했죠. 집단 치료실 장면은 미술 스태프가 나무 관 안에 들어가 제 팔을 잡아당겨줬어요.(웃음) 덕분에 더 탄성 있게 팔을 뺄 수 있었죠. 제 친언니는 시사회 때 그 장면을 보고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제가 진짜 그런 일을 당하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대요. 저도 고생했던 순간이 떠올라서 조금 울컥하긴 했죠."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학과인 박지현은 '곤지암' 홍보와 학교생활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중학생 시절부터 외고 입시를 준비했을 만큼 모범생이었단다. 평소 언어에 관심이 많아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에도 능통하다고.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연기가 하고 싶었죠. 정말 막연했어요. 실제로는 공부만 하는 학생이었고요. 중학생 때는 외고 준비를 했거든요. 당시 토익 점수가 900점을 넘기도 했고요. 사실은 연영과 입시 준비를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일단 대학에 합격하면 원하는 걸 모두 하라고 하셨어요. 돌이켜 보면 연기가 아닌 다른 전공을 택하길 잘한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는 일생 역시 연기에 중요하잖아요."



박지현은 그간 100여 편의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데뷔 전까지 가장 힘든 순간은 "일이 없다는 사실"이었다고.



"지금도 무명 신인이지만, 데뷔 전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할 게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일을 하고 싶은데, 배우는 누가 나를 써줘야 일을 할 수 있잖아요. 아무 일 없이 한가한 게 참 힘들었어요. 정말 원했던 작품에 붙고도 이런저런 사정이 생기기도 하고.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일희일비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죠. 원래 감정이 엄청 풍부한 사람인데, 오디션에 있어서 만큼은 무뎌져야겠더라고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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