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바람' 불륜人들의 골때리는 B급 셀프디스[종합]

'바람 바람 바람' 병맛 셀프디스극이 탄생했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 언론시사회에는 이병헌 감독과 배우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바람 바람 바람'은 불륜 20년 경력의 남자 석근(이성민), SNS 중독자인 석근의 동생 미영(송지효), 미영의 남편 봉수(신하균), 봉수의 불륜 상대 제니(이엘)의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그린 19금 코미디.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불륜이라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소재를 반전 스토리와 유쾌한 대사로 다뤘다. '스물'에서도 보여준 이병헌 감독 특유의 차진 말맛과 상황을 비트는 B급 정서가 영화 내내 흐른다. 낄낄거리고 웃다 보면 사랑을 해도 결혼을 해도 외로운 어른들의 사랑에 대해 곱씹게 된다. 불륜하는 이들의 지질한 변명을 통해, 역설적으로 사랑과 관계에 '관심'이 얼마큼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이병헌 감독은 "부정적인 소재인데 장르는 코미디이다 보니 자칫하면 우리가 의도했던 것과 다른 해석의 여지가 커질 수 있겠더라. 균형을 조절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 말투 하나하나 다 정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들어보고 느끼고 그것이 맞는지 틀린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병헌 감독은 "일상에 작은 일탈을 펼치는 이들의 쾌감을 그렸다. 불륜 옹호로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불륜하는 사람들은) 외로움이라는 핑계를 많이 대더라. 외로움으로 불륜의 당위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과 하찮은 쾌감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보는 재미도 크다.

특히 이성민과 송지효와 활약이 돋보인다. 이성민은 20년 경력의 불륜남 석근 역을 맡아 '보안관'을 잇는 코미디 연기로 관객들을 들었다 놓는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송지효는 남편보다 SNS를 사랑하는 미영 캐릭터를 맛깔나게 표현했다. 송지효는 영화에서 신하균과 8년차 부부의 모습을 그린 것에 대해 "제가 9년 동안 하고 있는 프로그램(SBS '런닝맨')만 보더라도 늘 예쁘고 좋은 것보다 현실이 되더라. 그런 모습을 영화에서도 그리고자 했다. 늘 좋은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투정도 부리는 모습으로 보이길 원했다"라고 말했다.

이엘은 관객들의 공감을 일으키기 쉽지 않은 제니라는 캐릭터를 당당하고 차분한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신하균 역시 극과 극을 오가는 봉수 캐릭터를 귀여우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불륜과 사랑에 대한 배우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이성민은 "불륜과 사랑의 차이는 해선 안 되는 것과 해도 되는 것"이라는 명쾌한 답변을, 송지효는 "불륜이라는 감정이 이해는 되지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신하균은 "불륜은 해선 안 되는 것이고 사랑은 아직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바람 바람 바람'은 4월 5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