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 아닌 주연"…'덕구' 62년차 이순재의 소신과 눈물[종합]

"병풍 아닌 주연"…'덕구' 62년차 이순재의 소신과 눈물[종합]

2018.03.14.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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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으로는 마지막 작품 아닐까요"



1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덕구'(방수인 감독, 영화사 두둥 제작) 제작보고회에는 방수인 감독을 비롯, 배우 이순재와 아역배우 정지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시나리오 단계부터 관계자들로부터 '올해 가장 슬픈 이야기'라는 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 7년 만에 영화 주연을 맡은 이순재는 아들을 먼저 보내고 실의에 빠져 살던 중 홀로 손자 덕구와 손녀 덕희를 기르는 할아버지 역을 맡았다. 손자들을 위해서라면 빈병 줍기부터 불판 닦기 허드렛일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연기경력 62년의 내공을 펼치며 관객들의 눈물을 이끌 전망.



이번 작품에 노개런티로 참여한 이순재는 "우리 나이가 되면 작품에서 주연을 맡는 경우가 드물다. 드라마에서도 변두리 역할이나 왔다갔다하고 병풍 노릇을 하게 된다. '덕구'는 그렇지 않았다. 시나리오도 단단했다. 조건 없이 참여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순재는 "주인공으로서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에서도 늙은이들이 조연만 하지 주인공을 맡긴 쉽지 않다. 늙은이 시트콤을 만든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덕구' 정도의 주인공 역할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마음 같아서는 영화를 더 하고 싶지만"이라고 배우로서 고민과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배우로서 소신도 드러냈다. 이순재는 "배우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돈을 많이 받고 성공하는 경우가 있고, 돈은 아니지만 열심히 작품을 살리고 연기 빛을 내는 보람도 있다. 수입을 생각하면 연극을 할 순 없지 않나. 내가 연기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소신을 전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순재는 "한국영화 열심히 잘 만들지만, 어떤 영화 보면 앞뒤가 안 맞는 장면이 많다. '덕구'는 시나리오가 앞뒤도 잘 맞고, 정서적으로도 나와 잘 맞았다. '이것 한번 해볼만 하다'라는 생각에 뛰어들게 됐다"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방수인 감독은 이순재에 대한 남다른 존경심도 드러냈다. 방 감독은 "첫촬영부터 선생님(이순재)께서 다치셨다. 손녀 역의 배우를 안고 넘어지셨는데 다리가 순식간에 부어오르더라. 순간 선생님의 나이가 떠오르며 눈물이 쏟아졌다. 선생님께서는 '괜찮아, 나 다리 안 부러졌어'라며 오히려 날 다독이셨다. 그 말에 모든 스태프가 울었다. 울음바다가 됐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신과함께-죄와 벌', '장산범' 등에서 당찬 연기를 펼친 정지훈은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덕구 역을 꿰찼다. 로봇 장난감 하나 사주지 못하는 할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쌓아가지만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깨닫고 그리워하게 된다.



정지훈은 "처음엔 이순재 할배(할아버지)가 무서웠는데, 막상 연기를 하니 정말 잘해주셨다. 현장에서 대사를 끊임없이 외우시더라. 대사를 못 외워서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카메라가 켜지기 직전까지 연습하시는 거였더라. 내가 괜히 민망해서 나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라고 이순재의 연기 열정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냈다.



'덕구'는 '달마야, 서울 가자', '왕의 남자' 연출부 출신인 이준익 사단의 방수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4월 5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덕구'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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