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자들' MB·朴은 KBS·MBC를 어떻게 침몰시켰나[종합]

'공범자들' MB·朴은 KBS·MBC를 어떻게 침몰시켰나[종합]

2017.08.09.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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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공범자들'(최승호 감독) 언론시사회에는 최승호 감독을 비롯, 김민식 MBC PD, 김연국 MBC 기자, 성재호 KBS 기자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진행은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가 맡았다.



'공범자들'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의 지난 10년간 국민을 속여온 실체를 다룬 영화다. 지난해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자백'을 연출한 최승호 감독의 신작이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보도를 시작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언론 탄압이 시작됐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해임됐고 이 과정에 감사원, 검찰, 국세청이 동원됐다. MBC 역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의 실체를 고발한 이후 권력에 점령당하며 방송 검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공영방송이 권력에 의해 무너졌다.



영화는 권력에 물린 재갈에 파괴된 공영방송, 여의도의 민낯에 주저없이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 이명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홍보 방송으로 전락한 공영방송의 속사정이 분노를 유발한다.




최승호 MBC 해직 PD, 김경래 전 KBS 기자, 이용마 MBC 해직 기자, 김민식 MBC PD 등 공영방송 사수의 최전선에 선 인물들의 진심이 담긴 인터뷰와 사투의 과정이 그 자체로 드라마다. 사측의 압박으로 부당한 감봉과 해고, 스케이트장 관리직으로 좌천된 PD와 기자들의 모습 등이 올해 개봉한 그 어떤 한국영화보다 다이나믹하다.



분노뿐만 아니라 웃음, 눈물도 담겨 있다.



최승호 감독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언론을 파괴한 주범이라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돌직구 질문을 던질 때, 카메라를 보고 화들짝 놀라는 김장겸 전 MBC 사장, 횡설수설하는 모습, 비상구로 도망가는 공범자들의 추악한 맨얼굴, 뻔뻔한 공범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최승호 감독의 직언직설이 폭소를 자아낸다.



희대의 오보인 세월호 전원 구조 대목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진다. 오보가 아니었다면 단 1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었다는 당시 보도국장의 고백이 가슴에 아프게 박힌다.




연출을 맡은 최승호 감독은 "지난 10년은 살얼음을 걷는 기분, 눈보라를 뚫고 지나가는 기분이었다. 물속으로 수장될 수도 있는 불안감 속에서 지냈다. 트라우마처럼 갖고 있는 기억을 되새김질 해야 하니 편집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화면 속 사람들이 치열하게 싸우는데 나는 그 결과를 알고 있지 않나. 화면 속으로 들어가 위로해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최승호 감독은 "공범자의 끝판왕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집권하며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결국엔 전체 언론 장악을 완성했고, 이를 그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물려줬다. 그것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이어졌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연국 MBC 기자는 "지난 2008년부터 언론 자유는 공기 같은 것, 있을 땐 몰랐는데 없으니 피눈물 나게 싸우고 처절하게 무너질 수도 있는 소중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공영방송의 사회적 가치, 정치적 중립, 독립성, 자율성을 보장하는 문제부터 다시 토론하고 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도중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민식 MBC PD는 암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 기자를 언급하며 "용마는 보도국 기자들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봐왔다. 나는 드라마 현장 B팀 PD로 일하며 현장을 지키려고 했다. 내가 용마 말대로 계속 싸웠으면 이렇게까지 회사가, 우리가 망가졌을까 그 생각을 한다"라며 오열해 장내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성재호 KBS 기자는 "오늘(9일) 남부지방법원에 다녀왔다. 회사가 우리를 상대로 가처분신청한 게 있다. 사내에 사장 퇴진하라는 현수막을 설치했다는 이유다. 수신료를 그런 식(소송)으로 쓰고 있다. 사장실로 향하는 본관 엘리베이터를 타면 신기하기도 멈춘다. (회사가) 요새화됐다. 사장 얼굴을 볼 수가 없다"라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공범자들'은 '경찰청 사람들', '삼김시대', 'PD수첩'을 연출한 MBC PD 출신인 최승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 17일 개봉한다. 개봉을 앞두고 MBC와 김장겸 사장, 김재철, 안광한 전 사장 등 MBC 전현직 임원 5명이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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