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불한당] 설경구 "울화 많은 삶…만감교차해 기립때 눈물"[인터뷰]

[칸@불한당] 설경구 "울화 많은 삶…만감교차해 기립때 눈물"[인터뷰]

2017.05.26. 오전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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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많았잖아요. 만감이 교차했죠.'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변성현 감독)의 설경구는 25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 마제스틱 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영화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이슈, 17년 만에 칸을 찾은 소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불한당'은 범죄조직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거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영화다. 설경구는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남자 재호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 중 가장 스타일리시하고 섹시한 변신에 나섰다. 국내에서 먼저 공개돼 영화를 향한 뜨거운 호평이 이어졌지만, 감독의 때아닌 SNS 논란으로 평점 테러까지 당하며 흥행에 악재로 작용했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으로 '박하사탕', '오아시스', '여행자'에 이어 네 번째로 칸영화제를 찾았다. 레드카펫을 밟은 것은 '박하사탕' 이후 17년 만이다. 칸으로 향하기 전 '박하사탕'의 이창동 감독과 만나 허한 마음을 달랬다는 그는 "기립박수 길게 받고 와라"라는 응원의 메시지에 힘을 얻었다. 이창동 감독의 응원 덕분인지 여러모로 힘든 상황 속에 칸을 출발한 '불한당' 팀이지만 다행히 칸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 24일 오후 11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상영회에서 올해 칸에 초청된 한국영화 가운데 최장 시간인 7분간 기립박수가 나왔다. 티에리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역대급이라 할 만큼 관객 반응이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무척이나 성공적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이었다"고 극찬했다.




■ 다음은 설경구과 일문일답



-기립박수가 7분이나 나왔다. 한국영화 가운데 최장 기립박수였다.



좋았다. 극장 들어갈 때부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기분이 들더라. 사실 '박하사탕' 때는 기억이 전혀 안 난다. 그땐 뤼미에르 극장도 아니었고. 사실 CJ엔터테인먼트에서도 기자들이 많이 안 올까 봐 걱정이 많았거든.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고. 그런데 다행히 외신 기자들도 정말 많이 와있더라.



-한국에서는 감독의 SNS 논란이 거셌다. 무거운 마음으로 칸을 찾았는데, 다행히 현지 반응이 폭발적이다.



맞다. 최대한 즐겁게, 즐기려고 했다. 눈물을 글썽인 것도 만감이 교차해서다. 이런 저런 일이 많았잖아.



-변성현 감독에겐 따로 연락했나



반응 좋으니 잘 추스리라고 문자 하나 줬다. 워낙 힘들어하니까. '알겠습니다'라고 하더라.



-반응이 이렇게까지 뜨거울 줄 알았나



처음엔 걱정 많이했다. 기립박수 시간도 신경이 쓰이더라니까. '옥자'가 4분 정도 나왔다길래 5분을 목표로 했지.(웃음) 집행위원장이 나가려고 하는데 관객들이 박수를 끊지 않고 계속 쳐주더라. 2층에서도 엄청 환호해주고. 오늘 포토콜 행사 때 집행위원장이 와서 '어제 역대급으로 반응 좋았다'고 얘기해주는데 기분 좋았지.



-뤼미에르 극장 입장하기 전에 박찬욱 감독이 마중 나왔다. 보기만 해도 뭉클하더라.



와 계신 줄 몰랐다. '아이고, 여기서 만나네'라고 했지. 영화 끝나고도 밖에서 기다려주시더라.




-'박하사탕' 때 함께 했던 이창동 감독에겐 연락했나



칸 오기 전에 한 번 뵀다. 복잡한 일 생기면 이창동 감독님과 술 한잔 하게 된다. '너 술 먹고 싶지'라길래 마음이 허해서 찾아갔다. 잘 다녀오라고, 기립박수 길게 받고 오라고 하시더라.



-굴곡이 많다.



울화가 많죠. 일도, 인생도 울화가 많죠. 그래도 복 받은 거지. 칸도 다 와 보고.



-다음엔 경쟁 부문으로 와야지



영화제는 경쟁이죠!(웃음) (전)혜진이 상영관 들어가기 전에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님. 잘 좀 봐주세요'라고 하다가도 '어, 말하면 안 되는 건가'라고 위원장 눈치를 봤거든. 그랬더니 위원장이 '너희 마음대로 얘기해라. 비경쟁이라 상관 없다'고 하더라.(웃음)



-칸영화제 호평 이후 댓글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행이다. 우리끼린 가늘고 길게 가자고 했다.(웃음)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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