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리폿] 봉준호가 쏘아올린 '옥자', 세계영화사까지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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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오전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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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일으킨 후폭풍이 거세다. 70년 역사 칸영화제 출품 규정까지 바꿨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측은 10일 경쟁 부문의 새로운 출품 규정을 공개했다. 내년부터 적용될 이 규정은 "칸 경쟁 부문에 출품되는 영화는 프랑스 극장에서 상영해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이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옥자'(봉준호 감독)와 '더 마이로위츠 스토리스'(노아 바움백 감독)의 칸 경쟁부문 초청이 낳은 새로운 규정이다.



앞서 프랑스 극장 협회(FNCF)는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두 편의 영화가 칸에 초청된 것은 위반이라며 두 작품의 극장 정식 개봉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프랑스는 극장 개봉 이후 3년이 지난 영화에 한해서만 가입형 주문형 비디오(SVOD) 서비스나 온디맨드 형식 출시가 가능하다.



칸영화제는 넷플릭스와 초청작 극장 개봉 문제를 놓고 협상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과 극장 동시 개봉을 제시했으나 프랑스 영화 협회는 이를 거부했다. 급기야 영화제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옥자'와 '더 마이로위츠 스토리스'가 경쟁에서 제외된다는 루머까지 불거졌고, 영화제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스트리밍 업체의 칸 진출은 출품 규정까지 바꿀 만큼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일대 사건이다. 한정된 공간, 즉 극장에서 관객이 함께 모여 영화를 관람하는 행위는 영화가 TV드라마와 구분되는 가장 또렷한 특징 중 하나였다.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세계 최초의 영화가 탄생한 프랑스가 이 전통적 상영방식에 자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




봉준호 감독은 '옥자'가 콧대 높은 프랑스 영화제의 규정까지 바꾸게 될 줄 알았을까. 봉준호가 '옥자'를 넷플릭스와 만들기로 한 데에는 편집권 보장이 컸다. 봉준호는 '설국열차' 당시 배급사 와인스타인과 편집권을 놓고 치열한 갈등을 빚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간섭하기보다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에 통제권을 갖길 바란다. 창작자가 제 의도대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일체의 간섭을 하지 않는단 얘기다. '설국열차'로 편집권 간섭에 질릴대로 질린 봉준호로서는 매력적인 파트너였을 터.



'옥자'는 거대 돼지 옥자를 구하기 위한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넷플릭스가 560억 원을 투자했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안서현, 변희봉 등이 출연했다.



프랑스에서는 극장 개봉을 놓고 떠들썩한 '옥자'는 국내에서 6월 한시적 극장 개봉한다. 봉준호와 넷플릭스, 국내 배급 파트너 NEW는 오는 칸 개막 전인 15일 기자회견을 갖는다.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선 봉준호가 이날 자리에서 과연 어떤 입장을 밝힐지 세계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및 영화 '옥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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