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우 "불륜 비난받아야 마땅…남겨진 가족 뭐가되나"[인터뷰]

김승우 "불륜 비난받아야 마땅…남겨진 가족 뭐가되나"[인터뷰]

2016.10.28. 오후 4: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김승우 "불륜 비난받아야 마땅…남겨진 가족 뭐가되나"[인터뷰]_이미지
  • 김승우 "불륜 비난받아야 마땅…남겨진 가족 뭐가되나"[인터뷰]_이미지2
AD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해도 불륜이에요."



배우 김승우는 4년 전 영화 '두 번째 스물'(박흥식 감독)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감독에게 돌려보냈다. 결혼한 남자가 스무살 첫사랑에게 다시금 흔들리는 이야기. 낯선 여행지의 사랑이든, 뜨거웠던 첫사랑의 추억이든, 불륜을 소재로한 점이 김승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떠나보낸 시나리오는 다시금 김승우의 손으로 돌아왔다. "이래선 안 되지"라는 심정은 "이래선 안 되지만 그럴 수 있겠다"라는 마음으로 바뀌었고, 결국엔 감독에게 설득당해 힘겹게 출연을 결심했다. 아름다운 이탈리아에서 첫사랑에게 마음이 동한다는 이야기,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낯선 여행지가 주는 설렘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철저하게 주인공으로서 의무감으로 공감했달까. 도덕적, 윤리적으로는 그래선 안 되는 거잖아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해도 불륜이죠."



대중에겐 털털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때로는 스킨향 짙은 남성적인 모습으로 각인된 그이지만 돌이켜 보면 김승우는 멜로에 강한 배우였다. 본격적으로 그의 이름을 알린 영화 '꽃을 든 남자'(97)부터 '남자의 향기'(98), '해변의 여인'(06)을 거쳐 지독하고 또 지독했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06)까지. 직접 쓰고 있는 시나리오도 소설 속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 영화란다.




"늘 멜로를 좋아했고, 어떤 영화든 멜로가 가미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멜로이기도 하고요. 나이가 들면 원숙한 느낌의 멜로를 하고 싶었는데 '두 번째 사랑'은 원숙과는 거리가 멀죠?(웃음) 감독님께서 저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셨다던데, 캐릭터가 지질하잖아요. 그래도 재밌게 했어요. 20대 때는 지금의 내 나이, 그러니까 40대 선배들을 보면 생각도 행동도 다를 거란 막연한 환상이 있었거든요. 막상 그 나이가 돼 보니 자제를 할 뿐이지 철이 안 드는 건 마찬가지더라고요.(웃음)"



그는 '두 번째 사랑'이 모든 이의 공감을 얻기 쉬운 영화는 아니라고 했다. 순수한 사랑, 변치 않는 사랑을 향한 환상이 있는 관객이라면 더더욱.



"전 막장이라고 규정짓는 드라마를 보지도 않을뿐더러 좋아하지도 않아요. 기본적으로 불륜 드라마도 안 좋아하고. 그래서 '두 번째 사랑'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명확하게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 다른 사랑을 시작하는 것, 비난받아야 마땅하죠. 그럼에도 우리 영화의 결말은 그게 아니잖아요. 민구(김승우)가 민하(이태란)에게 고마워 해야하죠. 만약 민하와 새로운 사랑이 시작됐을 때 남겨진 가족은 뭐가 되나요. 책임감 없는 거잖아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Copyrights ⓒ TV리포트. 무단 전제 -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