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리폿] "박찬욱의 아가씨들"...혜정·영애·민희 파격의 순간

[무비@리폿] "박찬욱의 아가씨들"...혜정·영애·민희 파격의 순간

2016.05.01. 오후 2: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무비@리폿] "박찬욱의 아가씨들"...혜정·영애·민희 파격의 순간_이미지
  • [무비@리폿] "박찬욱의 아가씨들"...혜정·영애·민희 파격의 순간_이미지2
  • [무비@리폿] "박찬욱의 아가씨들"...혜정·영애·민희 파격의 순간_이미지3
AD

[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박찬욱 감독은 여배우 캐스팅에 남다른 \'촉\'을 지니고 있다. 예상 밖의 여배우에게서, 예상 밖의 세계를 창조해낸다. 그와 만난 여배우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자신 안의 다른 사람을 스크린에 꺼내놓는다. 획일적인 여성 캐릭터만 난무한 충무로이기에 박찬욱의 선구안과 도전은 더욱 의미 깊다. 박찬욱이 아름답게 물들인 여배우들엔 누가 있을까.



■ \"칸을 사로잡은 파격\"…\'올드보이\' 강혜정



강혜정을 빼놓을 수 없다. 2003년 당시만 해도 \'은실이\' 아역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강혜정은 \'올드보이\' 한 작품으로 색깔 있는 배우로 단숨에 도약했다. 섹시한 듯 묘한 아우라를 풍기는 미도는 지금까지도 강혜정의 인생 캐릭터로 손꼽힌다.



근친상간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망설임 없는 연기로 돌파한 강혜정은 \'올드보이\'가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인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강혜정은 \'쓰리, 몬스터\'으로 박찬욱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며 영화 내내 밧줄에 묶여있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 \"대장금의 반전\"…\'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배우의 새로운 색깔을 발견한다는 것은 연출자에게는 일종의 도전이다. 박찬욱은 배우의 특정 이미지를 활용하는 안락하고 편안한 길 대신 매번 여배우에게 전에 없던 얼굴을 끄집어냈다. 이영애 역시 마찬가지. 박찬욱은 \'공동경비구역 JSA\'와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의 180도 다른 두 얼굴을 스크린에 담았다.



특히 이영애의 \'친절한 금자씨\' 캐스팅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일대 사건이나 다름없었다. 산소 같은 여자, \'대장금\'의 단아하고 현명한 여성으로 대표되던 이영애가 눈에 새빨간 아이섀도를 칠하고 \"너나 잘하세요\"를 읊조리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 \"얼짱스타의 도약\"…\'박쥐\' 김옥빈



김옥빈의 재발견이었다. 박찬욱은 얼짱 출신으로 종종 연기력 논란에도 휩싸이던 김옥빈을 \'박쥐\' 태주 역에 캐스팅했다. 김옥빈은 이 작품에서 우리가 알던 이가 맞나 싶을 만큼, 도발적인 백치미와 퇴폐미를 동시에 뿜어냈다.



뱀파이어 신부 상현(송강호)과 만나 욕망을 분출하며 점점 쾌락에 빠져드는 인물을 연기하는 김옥빈에게서 얼짱 출신 스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옥빈은 \'박쥐\'로 대중에게 자신을 배우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박찬욱 감독의 예민한 시선과 연출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1500대1 뚫은 매력\"…\'아가씨\' 김민희·김태리



박찬욱 감독의 7년 만의 한국영화이자 4년 만의 칸영화제 진출작으로 벌써 잔뜩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가씨\'도 박찬욱의 남다른 \'여배우 레이더\'가 풀가동된 작품이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귀족 아가씨와 하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김민희가 아가씨를, 신예 김태리가 하녀를 연기했다.



박찬욱은 \'화차\'(변영주 감독),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홍상수 감독)로 배우 커리어 정점을 찍고 있는 김민희에게 우아하고 비밀스러운 아우라를 덧입혔다. 모두의 욕망의 대상이 돼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로워 보이는 아가씨를 연기한 김민희는 이 작품으로 또 한 번 배우로서 진일보할 것으로 보인다.



\"노출 수위 최고 수준이며 협의 불가능\"이라는 오디션 문구 하나만으로 캐스팅 전부터 모은 하녀 역의 김태리는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의 선택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 강혜정을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밝힌 김태리는 당돌함과 순박함을 지닌 다층적 캐릭터를 예사롭지 않은 연기력으로 소화했다는 후문. 올해 가장 강렬한 데뷔를 앞둔 김태리가 펼친 파격의 연기는 5월 열리는 69회 칸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스틸


Copyrights ⓒ TV리포트. 무단 전제 -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