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국민 여동생 같은 소리하고 있네(인터뷰)

박보영, 국민 여동생 같은 소리하고 있네(인터뷰)

2015.11.14.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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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데뷔 10년 차다. 청소년 드라마로 데뷔한 2006년 박보영은 \'과속스캔들\'로 국민 여동생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박보영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안락한 울타리에 안주하지 않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매번 다른 장르, 캐릭터에 몸을 던졌다. 그 결과 20대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자신만의 영역을 탄탄하게 구축해냈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정기훈 감독, 반짝반짝영화사 제작)로 돌아온 박보영을 만났다. 이번 영화는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가 시한폭탄 상사 하재관(정재영)을 만나 겪게 되는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다. 박보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회초년병 도라희 역을 맡아 어깨에 힘을 내려놓고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어디서부터 가르쳐야할지 한숨이 절로 나오던 도라희가 하재관을 만나 진정한 기자로 성장하듯, TV에 제 모습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던 17살 소녀는 어느덧 한 작품을 이끄는 듬직한 배우가 됐다.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마주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기에 \"연기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스스로가 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박보영에게서 국민 여동생을 뛰어넘는 10년 차 배우의 노련함이 느껴졌다.



박보영은 조금은 느리더라도 한쪽이 뾰족하게 돋아난 배우가 아닌, 둥글게 커가고 싶다고 말했다. 결과가 좋은 작품이든, 그렇지 않은 작품이든 결국엔 배우 박보영에게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을 믿기에 매 작품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박보영. 다음은 박보영과의 일문일답.




Q. 평소에도 언론에 관심이 있었나



지금처럼 인터뷰하는 게 재밌긴 하지만 늘 어렵거든. 방금도 정재영 선배한테 인터뷰가 너무 어렵다니까 \'당연하지. 이게 쉬우면 어떡하니\'라고 하시더라. 3개월 동안 수습기자를 연기한 것만으로 기자님들에 대해 다 알 것이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조금은 알게 됐다.



Q. 영화에서처럼 인터뷰하고 싶은 아이돌이 있다면?



글쎄. 인터뷰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인터뷰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하잖아. 까다롭고 어려운 것 같다.



Q. 실제로 연예부 기자를 해보라고 한다면 어떨 것 같나



어휴. 지금 직업이 정말 행복하다.(웃음)



Q. 도라희처럼 할 말은 하는 편인가



라희까지는 못하고.(웃음) 그래도 이제는 조금씩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아니다 싶은 상황에서도 말을 못했는데, 어느 순간 내 고집이 조금은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스크린에서의 내 모습은 온전히 내가 책임져야 하는 거잖아. 어찌됐든 연기하는 건 나잖아. 최대한 내 의견을 얘기하려는 편이다.




Q. 이번 영화에서도 감독에게 의견을 밝힌 게 있나



사실 (취재)수첩이 아닌 노트북을 쓰고 싶었다. 감독님께 \'요즘 기자님들 수첩 안 써요\'라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라희는 무조건 수첩이야\'라고 하시더라.(웃음) 기자간담회에서 질문하는 장면에서도 발표하듯 \'스포츠 동명의 도라희 기자입니다!\'라고 얘기 안 하잖아. 감독님 앞에서 구시렁거려 봤지만 안 먹혔다.(웃음) 영화적 설정을 위해 어느 정도의 과장은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Q. 사회초년병을 연기하면서 신인시절도 많이 떠올랐을 것 같은데



내가 직장생활을 해본 건 아니지만 사회생활은 해봤잖아. 나름의 공감대를 찾으려 했다. 수습사원도 내가 신인 때 겪었던 고충과 꽤 비슷한 것을 겪고 있더라. 가령 적은 출연료, 신인이기 때문에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들. 비슷했지. 굳이 내 신인시절이 아니더라도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 중에 회사 다니는 애들이 많거든. 굳이 이 영화 때문이 아니더라도, 친구들과 만나면 늘상 회사생활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친구들의 고민을 떠올리며 연기하기도 했다.



Q. 직장인의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봤다.



얼음처럼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눈치 보이고, 먼지처럼 느껴지더라. 이걸 어떻게 매일 견디나? 나는 직장 생활 못 할 것 같더라. 부장이 아무 말 안 하는 게 더 눈치 보이고. 기자님들도 이렇게 사무실 밖으로 나와 있는 게 더 좋으시죠?(좌중폭소)



Q. 도라희처럼 박보영도 신인시절 많이 혼났나



그럼. 정말 많이 혼났다. 안 혼난 지 얼마 안 됐다. 하하. 지금도 혼나고는 있지만 예전에 비해 횟수, 강도, 깊이가 줄어들었을 뿐이지.



Q. 도라희는 첫 월급으로 97만6900원을 받는다. 박보영의 첫 출연료는 얼마였나



20만 원.(웃음) 고등학교 2학년 때 EBS 청소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에 출연료였다. 20만 원을 소속사와 나누고, 세금을 떼고, 어머니께 모두 드렸지. 그때는 TV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을 때니까. \'엄마,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게 5000원 만 주세요\'라고 하곤 했지.(웃음)




Q. 박보영도 사표를 던지고 싶은 순간이 있나. 그러니까, 연기를 그만두고 싶은 순간 말이다.



배우가 나랑 잘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한다. 그렇다고 당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만으로 그만두겠다고 하기엔 너무 많은 책임이 따르는 직업이다.



Q. 정재영과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의 연기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받아낼 거야!라는 심정으로 연기했다. 촬영 전부터 설렜다. 내가 영화로만 봤던 선배님과 같이 작업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정재영 선배뿐만 아니라 천만요정 오달수 선배님도 계셨고. 영화로만 접했던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Q. 만약 본인이 연예부 기자라면 정재영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나



글쎄. 이런 건 미리 인터뷰이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는데.



Q. 벌써 10년차 배우다. 본인은 어떤 선배라고 생각하나



내가 벌써 10년차라니. 아직 작품수도 적고 연기의 발전도 더딘 것 같고, 부정하고 싶다.(웃음)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26살은 적어도 지금보다는 굉장히 어른스러울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나이만 달라졌지 데뷔초랑 크게 다르지 않다. 언제쯤 철이 들까 싶다. 아직까진 선배님들에게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인데, 후배들이 나를 보고 의지하고 싶진 않을 것 같다. 하하.



Q. 작품 선택 기준이 있다면



첫 번째는 시나리오의 재미, 두 번째는 안 해봤던 것. 결과가 좋든 안 좋든 모든 게 다 쌓여서 다 내게 경험으로 남지 않겠나. 좋은 흙이든 안 좋은 흙이든 결국 자양분이 되는 거지. 그래서 최대한 안 해본 걸 해보려는 편이다.




Q. 드라마와 달리 유독 스크린에서는 러브라인 이외의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는 인상이 든다. 의도한 건가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도 있지만, 아직 사랑에 대해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멜로라인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 대해 의문이 든다. \'오 나의 귀신님\' 정도는 괜찮지만 그 이상은 힘들지 않을까. 물론 이래놓고 나중에 출연할 수도 있겠지만.



Q. 사랑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건, 사랑을 아직 안 해봤다는 건가



안 해본 건 아닌데 잘 모르겠다. 언니가 결혼했거든. \'언니, 그래서 사랑이 뭐야?\'라고 물어봤더니 \'가슴이 짜릿한 뭔가\'라고 하더라. 나는 한 번도 가슴이 아릿하거나 짜릿한 적이 없거든. 깊은, 애절한 사랑은 아직 못 해본 것 같다.



Q. \'돌연변이\'의 욕연기, \'오나귀\'의 음란마귀 연기까지. 최근작을 보면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탈을 꿈꾸는 건가



한쪽으로 커지고 싶진 않고, 조금 느려도 둥글게 커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해보면서 내 안에 있는 걸 끄집어내고 키워보고 싶다. 국민 여동생 이미지가 굳어질까 봐 크게 걱정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역시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관객들을 배신하고 싶진 않고,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은 있다. 박보영이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라는 궁금증을 안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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