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펀한 베드신을 위한 '황제를 위하여'

질펀한 베드신을 위한 '황제를 위하여'

2014.06.06. 오전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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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차승원, 장동건 등 쟁쟁한 중년의 톱스타가 스크린 경쟁을 두고 맹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치열한 혈전에 이민기가 가세했다. 6월 극장가를 찾은 마지막 주자 '황제를 위하여'(박상준 감독, 오퍼스픽쳐스 제작). 중년의 노련함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패기의 청년이다.



비열함은 기술이 되고 배신은 재능이 되는 도박판 같은 세상에서 욕망을 주제로 한 '황제를 위하여'는 거친 남자들의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누아르다. 앞서 '하이힐'(장진 감독, 장차 제작)이 맨손 액션, '우는 남자'(이정범 감독, 다이스 필름 제작)가 총기 액션이었다면 '황제를 위하여'는 서슬 퍼런 칼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는 항구의 도시 부산과 접점을 이루며 묘한 섬뜩함을 자아낸다.



'황제를 위하여'는 '하이힐' '우는 남자'를 포함해 세 영화 중 가장 누아르 적인 색깔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 보인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황제를 위하여'는 파격적인 노출과 베드신이 더해져 남성 관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과연 뚜껑을 연 '황제를 위하여'는 누아르의 본질인 액션도 호평을 받을 수 있을까?



피가 낭자한 누아르 홍수 속 어리둥절한 관객을 위해 TV리포트가 콕 집어 주는 스크린 혈(血)전 감상 포인트. 세 번째는 광기의 이민기가 선보이는 '황제를 위하여'다.




◆ 살인마 뛰어넘는 광기 이민기 '압권'



부산을 배경으로 이긴 놈만 살아남는 도박판 같은 세상에서 마지막 승자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거친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작 '몬스터'(14, 황인호 감독)에서 살인마 역으로 파격 변신한 이민기가 연속해서 어둡고 강렬한 캐릭터로 관객을 찾아 관심을 모았다. 그간 모성애를 유발하던 여리여리한 이민기는 사라지고 광기의 상남자로 심장을 얼어붙게 한다.



촉망받던 야구선수였지만 불법 승부조작에 연루돼 인생 밑바닥으로 추락한 이환을 연기한 이민기는 벼랑 끝에서 사채놀이하는 황제 캐피탈에 들어가게 된다. 반항기 가득한 눈은 황제 캐피탈을 기점으로 무섭게 변하는데 그 모습이 '몬스터' 속 태수를 뛰어넘는다.



생애 첫 누아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액션과 감정이 누아르에 흠뻑 젖어 있는 이민기. 특히 상대 조직을 습격하는 모텔 복도신에는 화려한 조명, 카메라 워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민기의 존재감이 차고 넘친다. 퀭한 눈이 이리도 공포스럽게 다가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황제를 위하여'는 이민기의 안구 열연이 압권이다.




◆ 베드신만 남는 허세 가득한 누아르 '비추'



앞서 언급했듯 '황제를 위하여'는 누아르의 정석을 따르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가상하나 문제는 누아르의 정석에 남자의 로망을 쏟아 부었다는 점이다. 거칠 대로 거친 캐릭터는 멋있어야만 하고 홍일점으로 등장한 여자는 성의 노리개로 전락했다. 멋있는 허세만 가득 부린 '황제를 위하여'의 말로는 결국 산으로 갔다. 아이러니하게도 '황제를 위하여'는 4년 전 '아저씨'(10, 이정범 감독)를 만든 제작사가 제작했다. 누아르에 정통한 제작자가 왜 잘못된 길로 가는 '황제를 위하여'를 막지 않았는지 의문스럽다.



무엇보다 이민기와 이태임의 베드신은 자칫 여성관객들로부터 거부감을 자아낼 수 있다. 수위가 상당한 베드신은 아름답게 영화 속에 녹아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파격'을 노린 꼼수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이태임이 연기한 차마담 연수는 결국 노출 외에는 딱히 역할이 없다. IPTV용 영화를 만들기엔 이민기, 이태임의 네임벨류가 너무 아깝다.



◆ 거두절미 한 줄 평



"누아르를 글로만 배운 연출자의 오만"




조지영 기자 사진=영화 '황제를 위하여'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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