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임수향, 외모 지적에 "우울할 때도...내 색깔 중요해"

[Y터뷰] 임수향, 외모 지적에 "우울할 때도...내 색깔 중요해"

2018.09.22. 오후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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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임수향, 외모 지적에 "우울할 때도...내 색깔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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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소재. 부담스러웠죠. 출연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물론 결정이 바뀌는 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강미래가 너무 사랑스럽고 좋은 캐릭터였거든요." (임수향)

배우 임수향은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 연출 최성범)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 1990년생인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18학번이 되어야 했다. 무엇보다 극 중 캐릭터가 성형미인인 만큼, 여배우로서 부담이 갔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임수향은 그가 연기할 강미래에 대한 애정으로 작품에 임했다.

"작품 출연 제안을 받고 제가 어떻게 스무 살을 연기하냐고 했어요. 부담스러웠죠. 그런데 강미래가 매력 있어서 하고 싶었어요. 사랑스러웠거든요. 무엇보다 이 시대의 문제점을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했죠."

지난 15일 인기리에 종영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어릴 적부터 '못생김'으로 놀림을 받았고, 그래서 성형수술로 새 삶을 얻을 줄 알았던 강미래(임수향)가 대학 입학 후 꿈꿔왔던 것과는 다른 캠퍼스 라이프를 겪게 되면서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예측불허 내적 성장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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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연기요? 몸과 마음의 안티에이징을 했죠.(웃음) 나이가 들면 걱정이 많아져서 그런지 차분해지잖아요. 어렸을 땐 항상 긍정적이고 밝았거든요. 고등학생들만 봐도 뭐가 즐거운지 계속 웃잖아요. 그래서 현장에서 계속 웃었어요. 즐겁게 있으려고 했어요. 작은 것 하나에도 웃고. 그러니까 행복했죠.“

임수향의 존재감은 컸다. 스무 살 연기 또한 자연스러웠다. 강미래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자존감이 낮다. 이에 사람을 대하는 것이 서툴고 사람들의 말을 무서워하고 소심하다. 임수향은 이 같은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하며 이를 지켜보는 이들이 강미래를 응원하게 했다. 무엇보다 소심하고 다소 위축된 연기가 돋보였다. 그간 킬러, 기생, 탈북자, 사이코패스 등 다소 센 역할을 해왔던 임수향의 재발견이었다.

그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현장에서 쭈구리라고 불렸다"면서 "그런 성향이 있는 거 같다. 소리 지르고 에너지를 쏟는 연기의 카타르시스가 있다면 소심한 연기는 생활 속에서 묻어나오는 편안한 에너지가 있다. 스트레스 덜 받고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그렇지만 연기에 대한 만족은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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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어제도 다시 한번 드라마를 봤는데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그래도 잘 어울린다고 해준 분들이 많아서 생각만큼 전달이 안 된 건 아니었던 거 같아요. 저랑 미래랑 닮은 점이 많아요. 저도 정말 소심하거든요. 남들 눈치도 많이 보고요. 말투나 연기에 힘을 빼다 보니까 저의 모습이 많이 나왔죠."

대학교 1학년을 연기하는 만큼 촬영에 들어가기 전 외적 관리도 열심히 했다던 그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었단다. 나이가 어린 배우들과의 호흡도 문제없었다. 오히려 임수향이 먼저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캠퍼스물이다보니까 어린 친구들이 편하게 뛰어놀아야지 드라마가 살아나리라 생각했다"면서 "감독님도 그렇고 저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털어놨다. 극 중 친구이자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차은우와는 가장 먼저 친해졌다.

"처음엔 (차)은우가 저보다 어려서 걱정을 했어요. 편하게, 막 대해줬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진짜 많이 놀리더라고요.(웃음) 극 중에서 도경석이 강미래를 다독여주잖아요. 은우랑 합이 잘 맞아야 했는데, 다행히 제일 먼저 친해졌죠. 그 친구가 좋은 건 긴장하지 않고 할 말을 다 한다는 거예요. '누나 저 많이 물어볼게요'라고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마웠어요. 아이돌이라서 '다가가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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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성형미인인 강미래를 통해 외모지상주의에 경종을 울렸다. 진정한 아름다움의 고찰과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지를 함께 그리며 호평을 얻었다. 임수향은 "우리 드라마는 '당신은 예쁘다' '아름답다'를 얘기해준다"며 "나보다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기보다 본인이 가진 장점을 아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고 했다. 물론 외모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연예계에 몸담은 임수향 역시 외모와 관련된 댓글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데뷔 초에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어요. 나름 예쁘다고 생각하고 데뷔했는데 세상에는 예쁜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제가 못난 사람처럼 느껴지고 우울할 때도 있었죠. 하루에도 수십 번씩 기분이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런데 제가 외모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잖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소신, 색깔을 잘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저도 미래를 통해 위안을 받고 힐링을 했어요. 정말 성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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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이미지에 국한되기 싫어 늘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는 임수향. 그는 "센 캐릭터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아서 로맨틱 코미디를 한 번 더 해서 그걸 깨고 싶다"면서 "그래도 (대중이) 이제는 제가 편안한 사람이라는 걸 조금씩은 알아주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일일극을 해보지 않아서 전 작품에서 일일극에 도전했어요. 도전을 좋아하거든요. 생각해보면 하나하나 쉽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그런데 안 해서 후회할 바에는 하고 나서 후회하자가 제 모토입니다. 결과는 모르는 거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선택한 작품들이 잘 됐고요."

마지막으로 임수향에게 '내 아이이디는 강남미인'에서 따서 임수향만의 아이디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는 곧바로 "임수향"이라고 답했다.

"제 아이디는 임수향입니다. 우리 드라마가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라고 얘기하잖아요. 수식어가 아니라 제 자신이 제일 중요하죠."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FN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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