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의 까;칠한] 이제 고작 22살 육지담

[김예나의 까;칠한] 이제 고작 22살 육지담

2018.03.22. 오전 10:1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김예나의 까;칠한] 이제 고작 22살 육지담_이미지
  • [김예나의 까;칠한] 이제 고작 22살 육지담_이미지2
AD

예쁘장한 외모에 무대를 향한 의욕이 넘쳤다. 여느 또래들처럼 익히 걸그룹 데뷔를 꿈 꿀 것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래퍼를 지망하는 여고생이었다. 자신의 랩 선생님을 하늘처럼 바라보고, 화려한 치장대신 교복이 훨씬 잘 어울리며, 그 모습이 순수하게 예뻤던 소녀. 3년 전 육지담은 그렇게 주목받았다.



2015년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1’에서 육지담은 분명 새로운 얼굴이었다. 육지담 역시 첫 서바이벌 도전에 낯설어했고, 그러다보니 목표했던 만큼 단계에 오르지 못했던 것도 사실. 1997년생 육지담은 당시 19세로 아직 성장해야 할 시간이 충분했다.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좀 더 트레이닝이 필요했다.



2016년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3’에 육지담은 두 번째 도전했다. 20살 성인이 돼 나타난 육지담은 랩을 구사하는 스킬이 늘었고, 겉치장이 세졌다. 랩을 잘하고 싶은 욕심, 정제되지 않은 말투는 여전했다. 자의든 타이든 육지담 캐릭터는 화제성으로는 단연 성공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로 유명세를 얻은 탓에 콜라보 싱글을 내고, 힙합 관련 합동 콘서트에도 섰다.



2017년 그러나 육지담의 공식적인 행보는 없다. 육지담의 오르막이 예상되던 지점이었건만 잠잠했다. 육지담은 프로그램을 통해 연이 닿은 CJ E&M과 계약을 맺었다. 정식 래퍼로 데뷔하는가 싶었다. 육지담은 발표한 노래도, 참여한 공연도 없다. 대신 온라인 쇼핑몰과 SNS를 통해 래퍼가 아닌, 육지담의 모습이 노출될 뿐이었다.



2018년 육지담은 별안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월, 육지담은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과의 관계를 주장하며 본격적인 논란에 휘말렸다. 일련의 과정이 사건이라면, 육지담이 자초한 사건이었다. 육지담은 워너원 팬들이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와중에 육지담 주변 인들의 증언과 강다니엘 측의 반박으로 육지담은 화를 참지 못했다.



육지담은 2월부터 3월까지 SNS를 통해 줄기차게 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그 입장이라는 것이 확실하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본인 머릿속에는 뭔가 많은 스토리, 억울한 피해 상황, 반박할 증거들이 있는가 본데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빙빙 돌리는 어투, 연관성 없이 나열한 문장, 그래서 방향을 잃은 문맥, 흥분만 느껴질 뿐 진위여부는 빠진 정황, 적개심이 고스란히 노출된 글을 온라인상에 뱉어냈다. 육지담을 옹호하는 움직임이 생길 수 없는 이유겠다.




육지담은 강다니엘 측을 향해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기자회견 강행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 상태라면 정작 기자회견 후 오히려 육지담만 망신당하고 끝날 수 있겠단 우려가 들었다.



물론 육지담을 한 번 더 헤아려 본다면, 일단 그의 분노가 폭발했다는 가정아래. 어찌 감정을 꾹꾹 누르고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었겠는가. 더구나 육지담은 오랜 시간 아이돌 트레이닝 시스템을 거친 것도, 방송 환경에 익숙한 것도 아니다.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1과 3에 나온 게 전부다.



오디션 스타들이 우를 범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일반인으로 살던 중 TV출연으로 하루아침에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면 상하좌우 구분조차 혼란스러워한다.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 수를 팬덤 규모로 계산한다. 재방, 삼방, 사방으로 노출되는 자신의 모습을 인기척도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육지담은 “고작 연예인 때문에 이렇게 나라 분위기 망치고 있는 점 정말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 이것부터 잘못된 해석이다. 육지담은 현재 연예인으로 분류되기도 애매하고, 나라 분위기를 망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상에서, 연예 뉴스 안에서 뭇매를 맞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워너원 센터 강다니엘을 언급했기 때문이겠지.



그럼에도 육지담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거둘 수 없다. 이제 고작 22살이 된 육지담. 한창 감정 기복도 심하고, 사랑이든 일이든 하나둘씩 실패도 알아갈 그런 나이다. 또래보다 육지담은 더 혹독하게 겪고 있는가보다. 요즘처럼 자기 표현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육지담은 그런 투정을 과하게 부린 거겠지. 설마 강다니엘과 맞서서 무얼 얻고자 했을까.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육지담, 강다니엘)


Copyrights ⓒ TV리포트. 무단 전제 -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