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이슈] "또 다른 상처" vs "유족 위로", 故 조민기 추모에 엇갈린 시선

[리폿@이슈] "또 다른 상처" vs "유족 위로", 故 조민기 추모에 엇갈린 시선

2018.03.10. 오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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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배우 조민기. 그의 죽음에 많은 이가 충격을 받았고, 유족은 슬픔에 빠졌다. 그러나 조민기의 추모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조민기는 30년 가까이 대중 매체를 통해 얼굴을 비쳤고, 많은 이가 그의 연기 인생, 늙어가는 모습을 봐왔다. 연기파 배우이자 자상한 남편, 아버지였다. 그러나 최근 미투 운동으로 공개된 성추문 폭로는 그런 조민기를 '괴물'로 바꿔놨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조민기는 추악한 인간이었다.



성추문 논란을 대하는 조민기의 태도 또한 비난의 여지가 없었다. 처음엔 부정했고, 논란이 거세졌을 때도 사과보단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먼저 인지했다. 걷잡을 수 없는 폭로가 펼쳐진 후에야 조민기는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법적, 사회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여론은 이미 차갑게 식은 뒤였다.



조민기는 오는 12일 제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경찰 출두를 앞두고 있었다. 이날 그는 취재진 앞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민기는 세상에서 없어지는 것을 택했다. 조민기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들에겐 허탈감과 또 다른 죄책감을 안겼다. 이는 유족들에게도 마찬가지일 터.



그러므로 조민기의 추모엔 복잡한 일이 얽히고설킨다.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면 본의 아니게 그의 추행을 폭로한 여성들에게는 상처를 입히는 일이 된다. 그러나 조민기의 추모엔 그의 죽음만이 아닌 어쨌든 상처받은 가족들에 대한 위로의 의미도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지는 아무도 판단할 수 없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조민기와 좋은 인연을 만들어온 사람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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