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의 까;칠한] 만약 딸이 가슴 격려를 받아왔다면

[김예나의 까;칠한] 만약 딸이 가슴 격려를 받아왔다면

2018.02.22.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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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제자에게 학문을 가르친다. 그 과정에서 격려를 줄 수도, 지적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학생은 스승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상호간의 감정교류도 중요하다. 어쩔 수 없는 수직 관계라지만, 일방적으로 자행되면 안된다. 교수에겐 격려지만, 제자에겐 폭력이 될 수 있다.



배우 조민기는 오랜시간 자신을 따른다고 믿는 학생들을 격려해왔다. 자신의 모교였던 청주대학교에서 7년간 교수직을 맡았던 조민기. 서울 집과 별개로 청주에 홀로 지냈다. 연극학과 학생들은 조민기에게 관련 학문을 수학했다. 그리고 함께 고통을 견디는 방법도 터득하고 있었다.



조민기는 수업을 핑계로 여학생의 가슴을 비롯한 신체접촉을 일삼았다. 성희롱 요소가 짙은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농도가 더 진해졌다. 함께 술을 마셨고, 포옹했고, 뽀뽀를 받았다. 술에 취해 밤 늦게 본인이 머물고 있는 오피스텔에 학생들을 호출했다. 자신의 사진 작업실에서 아르바이트를 맡긴 학생에게 뽀뽀까지 시켰다.



물론 조민기는 이를 철저히 반박하고 있다. 이모든 건 그저 “격려차원”에서 이뤄진 스승의 마음이란다. 사건이 처음 언론에 공개됐을 당시 조민기는 소속사를 통해 “명백한 루머”라고 강조했다. 억울함을 피력하며 법적대응을 입에 올렸다. 하지만 피해 증언은 쏟아졌고, 이미 청주대학교 내부적으로 수사에 착수해 조민기의 교수직 해임된 사안이 외부에 유출됐다.



결국 조민기는 직접 언론에 나섰다. 인터뷰를 통해 조민기는 자신이 벌인 말과 행동을 인정했다. 대신 학생들과 친분, 격려, 응원 등의 해명을 덧붙였다. 조민기보다 오히려 그의 소속사 측이 과열된 성추행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향후 연예활동을 모두 중단한 후 조민기는 당분간 경찰조사에 임해야만 한다.



조민기 기준에서는 여학생의 가슴을 터치하고, 성인이 된 제자들에게 뽀뽀를 받고, 남자교수가 혼자 사는 집에 여제자들을 부르고, 제자의 옷속에 손을 집어 넣는 게 격려가 넘치는 대학생활인가 보다.



조민기에게는 딸 하나, 아들 하나가 있다. 조민기는 2015년 리얼리티를 통해 집 구조 이상의 가족의 내밀한 면까지 공개했다. 특히 “애인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며, 딸을 향한 넘치는 애정을 자랑했다. 그 딸은 미국에서 대학생활 중이었다.



그토록 사랑하는 딸이 어느날 “아빠,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내 가슴을 터치하며 격려해주셨어”라고 얘기한다면, 조민기는 어떻게 반응할까. “내 딸이 교수님께 격려받았구나”고 흔쾌히 수긍하는 아빠 조민기가 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인스타일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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