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재팬] 남편 죽은 다음날 무대 오른 日 배우 와시오 마치코

[룩@재팬] 남편 죽은 다음날 무대 오른 日 배우 와시오 마치코

2017.07.09. 오후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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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일본에서 한 중견 배우가 도쿄 예술극장에서 무대 연기를 하던 도중 1미터 아래 객석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그날 밤 10시에 끝내 숨졌다. 사인은 급성 대동맥박리. 공연은 일시 중단됐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배우는 연극계에서는 정통 연기파로 인정받는 나카지마 슈우(69). 그의 부인인 와시오 마치코(68)도 성우겸 배우로 활동하는 연기자다. 이 같은 소식은 즉각 일본언론의 톱뉴스로 전해졌다.



그런데 7일, 일본 매스컴들의 시선이 다시 한번 나카지마 슈우의 부인인 와시오 마치코에게 집중됐다. 이유는 와시오가 그 이튿날 바로 별도의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전날 남편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스케줄을 펑크내지 않고 무대에 선 것.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충격을 받았을 와시오 마치코는 다소 코믹한 역을 소화하면서도 무대 위에서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고 일본 언론은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부부 연기자는 78년 '극단 NLT'에서 동료 연기자로 만나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25년간 계약결혼 관계로 지내다가 사망 보험금 수령 문제로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언론과 대중의 반응. 배우자가 사망해 미처 장례를 치르지 못한 상태에서 무대에 서는 배우의 행동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지난 6월 22일, 일본 여대생들이 닮고 싶은 여성 1위였던 인기 아나운서 고바야시 마오가 34세라는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사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인 가부키 배우 이치카와 에비조(39)는 고바야시 마오 사망 다음날 무대에 섰다.



당시 이치카와 에비조는 다음 날 낮 공연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딸 아이의 이야기를 하며 펑펑 울어 일본 열도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다섯 살 난 딸 아이가 이미 고인이 된 엄마의 얼굴과 팔다리를 쓰다듬으며 엄마의 체취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다며 담요를 가져와 엄마의 곁에서 나란히 누워 함께 잠을 잤다는 이야기를 했다. 얼굴에 온통 눈물 범벅이 된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일본인들은 하나같이 모두 울었다.



일본 연예인들은 가족의 사망 후에도 예정된 무대에 서는 것이 암묵적인 룰로 정착돼 있다. 무대가 끝난 다음 장례를 치른다. 가족이 사망했을 때 팬들에게 사과를 하고 감사의 성명서를 발표한다. 걱정을 끼치게 해서 미안하고 위로해주고 격려해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다. 에비조와 와시오 역시 국민을 향해 사과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지호 기자 digrease@jpnews.kr / 사진=와시오 마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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