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이슈] “벌써 6개월” 故이한빛 PD 죽음에 대중이 격분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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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9. 오전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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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한빛 PD가 세상을 떠난 지 약 6개월이 흘렀다. 해가 바뀌었고, 계절도 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 죽음의 진실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래서 일까. 대중의 분노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한빛 PD는 지난해 1월 CJ E&M에 입사한 후 tvN 드라마 ‘혼술남녀’ 팀에 배치됐다. ‘혼술남녀’ 마지막 촬영이 끝난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로 발견됐다. 당시에도 유족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6개월 후인 지난 18일 이한빛 PD 사건이 재조명됐다. 서울특별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혼술남녀’ 조연출 이한빛 PD의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기 때문.



대책위원회 및 유족은 이한빛 PD가 ‘혼술남녀’의 초고강도 노동, 제작진의 언어폭력 때문에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혼술남녀’ 제작환경을 문제 삼기도 했다. 특히 대책위원회 측은 “CJ E&M은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라. 또한 사망사건과 관련된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한다. 그리고 이 PD 같은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한빛 PD의 모친은 “엄마로서 아들이 이렇게 힘들어했을 줄 알았으면 그만두라고 했을 것이다. tvN이 따뜻한 드라마를 만드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실상은 달랐다”며 “우리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 달라”고 울음을 삼켰다.



공개된 이한빛 PD의 유서에는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 착취’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 팠다’면서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다’고 적혀 있었다.



‘혼술남녀’는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중 하나였다. 노량진에서 고달프게 살아가는 청춘을 이야기하며 공감을 얻기도 했다. 이에 대중은 이한빛 PD의 죽음에 더욱 격분했다. 재미있게 본 ‘혼술남녀’ 이면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기 때문일 터. 게다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에 그 여론은 더욱 뜨거워졌다.



사건이 일파만파되자 CJ E&M 측도 이날 뒤늦게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이한빛님에 대해 큰 슬픔을 표합니다. 또한 어떠한 말도 닿을 수 없는 유가족의 아픔에도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망에 대한 경찰의 조사 이후 그동안 유가족과 원인 규명의 절차와 방식에 대해 협의를 해왔지만, 오늘과 같은 상황이 생겨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면서 “당사 및 임직원들은 경찰과 공적인 관련 기관 등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 임할 것이며, 조사결과를 수용하고 지적된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책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수면 위로 오른 고 이한빛 PD의 죽음.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대중이 주목하고 있다. 과거와 분명 다른 상황이다. 그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이를 통해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쏠린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tvN,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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