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이슈] '머슬퀸' 실종한, '본분' 잃은 KBS 설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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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오후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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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설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으로 KBS가 뭇매를 맞고 있다. 걸그룹 멤버들을 주요 출연자로 내세운 ‘본분금메달’과 ‘머슬퀸 프로젝트’의 기획의도와 완성된 내용으로 ‘여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



‘본분금메달’과 ‘머슬퀸 프로젝트’는 KBS가 야심차게 준비한 파일럿 프로그램. 물론 “신선하다”,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보기 불편했다”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우선 지난 10일 방송된 ‘본분금메달’은 각종 테스트를 통해 여자 아이돌이 본분을 잘 지켰는지 확인하는 프로그램. 걸그룹의 본분이란 ‘언제든지 예뻐야 하고 정직하고 분노 조절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구성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그 ‘본분’을 따지기 위해 제작진은 ‘무허가’ 방송을 감행했다. 몇 가지 테스트를 진행했고, 출연자들은 성실히 따랐다. 하지만 제작진이 진짜 원한 건 따로 있었다. 상식 테스트를 통해 멤버들의 상식 수준을 확인하는 듯 보였지만, “바퀴벌레 다리는 몇 개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모형 바퀴벌레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을 카메라에 포착했다.



이는 걸그룹이 어떤 상황에서도 예쁜 미모를 유지하는지 보기 위한 테스트였다. 상식 정도를 가늠하는 게 아닌, 수많은 흑역사를 양산하는 순간이었다.



또 다른 테스트는 영하의 날씨에도 섹시 댄스를 추는 걸그룹의 프로 정신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 테스트는 멤버들의 진짜 몸무게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였다. 테스트에 임한 이들은 만천하에 자신의 몸무게가 공개됐다. 허영지는 자신이 예상한 51kg보다 5.34kg 많은 56.34kg였다. 예상치 못하게 몸무게 공개로 허영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몰래보기 형태의 무허가 방송은 보기 불편함을 넘어 가학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멤버들의 우스꽝스런 표정이 웃음을 유발할 수 있지만, 그들이 받을 고통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의도였다. ‘본분금메달’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분명 전달 방식에는 문제가 있었다.



‘본분금메달’ 보다 먼저 방송된 ‘머슬퀸 프로젝트’는 트레이너가 멘토로, 연예인들이 멘티로 나서 함께 다양한 종목에 도전하는 프로그램. 여가수 정연, 찬미, 수빈, 경리, 가희, 스테파니, G.NA, 나라는 트레이너 정아름, 심으뜸, 오현진, 권도예, 형주현, 송아름 등과 호흡을 맞췄다.



일단 ‘머슬퀸 프로젝트’는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요즘 대세로 떠오른 머슬퀸에 초점을 맞춘 시의적절한 파일럿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역시 여성의 건강미가 아닌 성을 성품화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출연자들은 비키니 수영복에 가까운 의상을 입고 몸매를 훤히 드러낸 후 과격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동작 하나하나가 아찔한 순간을 완성해 화면을 통해 보는 이들 역시 낯 뜨겁게 만들었다. 과연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낮 시간대 지상파에 편성된 프로그램에 적절했냐는 평가가 뒤따랐다.



물론 ‘본분금메달’과 ‘머슬퀸 프로젝트’는 관심 유도에는 성공했다. ‘본분금메달’은 전국 기준 7.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파일럿 예능 전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자극적인 내용과 비주얼에 초점을 맞췄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화제만큼 불붙은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본분금메달’은 정규 편성을 반대하는 세력까지 등장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의미를 새삼 깨닫게 했다. 공영방송의 본분이 무엇인지 KBS에게 되묻고 싶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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