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TV] '프로듀스101' 악마의 편집이 보인다

[콕TV] '프로듀스101' 악마의 편집이 보인다

2016.02.05. 오후 6:4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콕TV] '프로듀스101' 악마의 편집이 보인다_이미지
AD

[TV리포트=이호연 인턴기자] Mnet ‘프로듀스 101’ 출연진 101명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지만, 국민 프로듀서는 이들 중 소수의 매력만 선별적으로 볼 수 있다. 100% 국민 투표가 정말 공정한 경쟁을 의미할까.



지난 1월 29일 방송된 ‘프로듀스 101’ 2회에서는 101명의 출연진이 A팀부터 F팀까지 나뉘어서 ‘Pick Me’를 연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실력이 좋을수록 연습생들은 무대와 파트에서 우선권을 갖지만, 방송 분량만큼은 실력과 큰 연관성이 없었다. 누군가의 뒤편에만 잠깐 잡히는 A팀 연습생이 있는 반면, F팀에서도 특별한 사연을 지닌 연습생은 방송 분량을 가져갔다.



팀마다 주목받는 얼굴이 있었다. A팀의 JYP 전소미와 젤리피쉬 김세정, B팀의 마제스티 안예슬과 M&H 오서정, C팀의 MBK 기희현, D팀의 판타지오 최유정, F팀의 레드라인 김소혜가 그 주인공.



전소미, 김세정, 기희현, 최유정의 공통점은 눈물이다. 편집은 눈물을 통해 각각 대형 기획사라는 부담감, 부족한 실력에 대한 자괴감, 리더 역할을 못 해냈다는 죄책감,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한 외로움을 부각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최종 평가에서는 발전된 모습으로 등장해 극적인 효과가 연출됐다. 그 결과 시청자 투표에서 1위, 2위, 9위, 13위라는 훌륭한 중간 성적표를 받았다.



안예슬과 오서정은 과거 이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2년 Mnet ‘슈퍼스타 K4’ 당시 라이벌 데스 매치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은 ‘프로듀스 101’을 통해 또 한 번 경쟁하게 됐다. 같은 팀에 배정받고 비슷한 칭찬을 들은 안예슬과 오서정은 이번에도 ‘라이벌’로서 서로의 기량을 겨루고 있다.



유독 힘든 연습 장면이 많이 포착된 연습생은 김소혜다. 춤과 노래의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났지만, 첫 회를 통해 그 사정을 충분히 설명했다. 애초에 연기 연습생이었기 때문. 그래서 김소혜에게는 좋은 실력보다도 열심히 연습하는 자세가 요구됐다. 실제로 실력과 무관하게, 연습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호감도가 상승했고, 김소혜는 시청자 투표 18위를 차지했다.



“당신의 한 표가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단순한 규칙 하에 101명의 연습생이 우열을 다투고 있다. “100% 국민 투표”를 표방하지만 결과를 유도하는 편집의 영향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국민 프로듀서’ 역할을 겸하고 있는 시청자들은 익숙한 얼굴, 이왕이면 방송을 통해 땀과 눈물을 보여준 연습생에게 투표한다.



최종적인 결정은 시청자가 하지만, 시청자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장치가 많다. 소속사의 규모, 개개인의 인지도, 방송 분량 등을 확보한 특정 연습생들은 한 발 앞선 출발점에서 경쟁을 시작할 수 있다.



여기서 ‘실력, 끼’로 일컬어지는 연습생 개인의 역량은 비교적 적은 영향력을 가진다. ‘프로듀스 101’에서 전문가는 심사위원이 아닌 트레이너로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실력은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되지 못 한다. 달리기 실력이 앞선 출발점을 이길 수 없다면 관중도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오는 13일 투표 종료까지 열흘이 채 안 남았다. 데뷔의 기회가 어떤 연습생에게 돌아갈 것인지, 모두가 납득할 만한 “국가대표 걸그룹”이 탄생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호연 인턴기자 hostory@tvreport.co.kr / 사진='프로듀스 101' 공식 홈페이지


Copyrights ⓒ TV리포트. 무단 전제 -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