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포커스] '복면가왕' 출연자들은 왜 탈락해도 웃을까

[TV포커스] '복면가왕' 출연자들은 왜 탈락해도 웃을까

2015.12.05. 오전 07:4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TV포커스] '복면가왕' 출연자들은 왜 탈락해도 웃을까_이미지
  • [TV포커스] '복면가왕' 출연자들은 왜 탈락해도 웃을까_이미지2
AD

[TV리포트=이호연 인턴기자] MBC ‘복면가왕’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 받는 예능이다. 특이한 점도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지만 승자와 패자가 나뉘지 않는다. 다음 라운드 진출자와 새롭게 발견되는 가수가 있을 뿐이다. ‘복면가왕’이 시청자를 넘어 출연자에게도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면가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노래, 추리, 그리고 서바이벌이다. 출연진의 역할도 분명하다. 복면 가수들은 복면을 쓴 채 진심을 담은 노래를 부르고, 연예인 판정단은 이들의 창법과 음색, 때론 성대모사까지 단서로 삼아 그 정체를 추리한다. 마지막으로 연예인을 포함한 99명의 관중 판정단이 서바이벌의 승패를 결정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승패는 갈리지만 여기엔 긴장감만 있을 뿐, 후회나 걱정은 없다. 복면 가수들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공개한다. 자신의 편견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전율과 희열마저 느끼곤 한다. 이러한 도전은 누군가에겐 자기 자신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알리는 기회가 된다.



복면을 오래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복면가왕’의 무대는 그저 노래를 부르는 곳이지, 노래로써 시험을 치르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17대 가왕이 된 여전사 캣츠걸은 “정말 노래를 마음껏 해보고 싶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같은 날 방송에서 얼굴을 공개한 B.A.P 대현(히트제조기 프레시맨)도 “무대에 서 있는 게 벅찼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래서 ‘복면가왕’은 출연자들에게 더욱 환영받고 있다. 단순히 화제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복면 가수들은 편견의 가림막 역할을 해주는 복면 덕분에 어떤 부담도 없이 노래에 대한 벅찬 바람만을 갖고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자타공인 보컬리스트부터 아이돌그룹 멤버, 배우, 개그맨, 래퍼와 운동선수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방송인들이 매회 복면 ‘가수’가 된다.




‘복면가왕’ 연출을 맡고 있는 민철기 PD는 TV리포트에 “가왕이 되기 위해 기본적인 경쟁이 있긴 하지만, 1위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연 자체를 즐겁게 진행한다”며 무엇보다 “1라운드에서 듀엣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에 비해 심각하거나 부담되는 게 덜하다”는 특색을 전했다.



처음부터 심각한 대결이라면 듀엣은 성립될 수 없다. 듀엣곡의 경우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 선곡이나 화음에서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민철기 PD는 섭외 기준에 대해서도 “시청자에게 반전과 반가움을 줄 수 있는 출연자를 찾는다”고 밝혔다. 노래 실력은 물론이고 특별한 사연이나 오랜 공백기, 색다른 음색을 지닌 복면 가수 역시 섭외의 대상이 된다. 시청자에게 더욱 짜릿한 반전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추천을 받는 경우도 많다.



출연자들 역시 승부 보다 무대 자체를 즐기고 있다. 故 신해철의 노래를 불러 큰 화제를 모았던 가수 은가은(꼬마마법사 아브라카다브라)의 소속사 측은 TV리포트에 “방송 이후 확실히 예전보다 알아보시는 분도 많고 섭외 전화도 늘었다. 은가은도 아버지 같은 신해철 선배의 추모곡을 불러드렸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좋아했다. 뜻 깊은 무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후기를 전했다.



출연자들의 만족도는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지난 22일 방송은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23일 발표된 11월 둘째주 콘텐츠 파워지수에서도 일요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얻었다.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가 기대하는 프로그램인 것.



'복편가왕'이 앞으로 또 어떤 이들을 발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호연 인턴기자 hostory@tvreport.co.kr / 사진=MBC '복면가왕' 화면 캡처


Copyrights ⓒ TV리포트. 무단 전제 -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