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장동민, 이 조합 '신의 한 수'야

김수미♥장동민, 이 조합 '신의 한 수'야

2015.04.18. 오전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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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유진 기자] 막말 왕자는 그렇게 국민 ‘욕할매’를 만나 순둥이가 됐다. 평소라면 선배 어느 누구건 가리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했을 그인데 90도 인사는 기본이고 말대꾸 한 편하게 못했다.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속 ‘극한 직업’ 코너를 보는 듯 거센 여배우의 기에 눌려 아무 말 못하는 매니저 장동민의 모습은 묘한 즐거움을 줬다.

장동민은 지난 17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 ‘욕할매’ 김수미의 매니저가 됐다. 엄청난 대선배의 매니저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어디에 가나 당당한 장동민도 주눅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김수미의 매니저는 장동민에게 유의할 점을 알려줬다. 교통 법규를 꼭 잘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 큰 소리로 인사를 해야한다는 애기를 들은 그는 김수미를 보자마자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고, 한 번 내려간 허리는 올라올 줄 몰라 웃음을 자아냈다.

첫 등장부터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김수미였지만 장동민에게는 의외의 호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가끔 방송에서 보면 이경규는 코미디계의 하늘같은 존재인데 (너는) 막 대들더라. 진심이니?”라고 물으며 “합당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는 그런다”는 장동민의 말에 “괜찮은 아이구나 싶었다. 그렇다. 선배라고 다 옳진 않다. 네가 딱딱 집어 들이밀더라. 그런 거, 너 좋다”고 칭찬했다.

선배의 칭찬을 들은 장동민의 얼굴은 한층 편안해졌다. 김수미는 그런 장동민에게 과거 김혜자, 윤여정과 있었던 일화를 들려주며 공감하기도 하고, 휴게소에 내려서도 두 손을 꼭 잡고 다정한 모습을 보이며 마치 어머니와 아들 사이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역지사지’라는 프로그램 콘셉트에 맞는 상황이 곧 닥쳐왔다. 휴게소에 도착한 김수미는 장동민에게 자신이 화장실에 다녀올 동안 아이스크림콘 하나를 사오라고 시켰다. 김수미에게 잘 보이고 싶은 장동민은 칭찬받고 싶은 마음에 아이스크림콘을 종류대로 다 사와서 내밀었지만, 김수미의 반응은 냉담했다. “낭비를 한다”며 잔소리하는 김수미의 성화에 장동민은 풀 죽은 얼굴로 다시 환불을 받기 위해 편의점으로 달려가야 했다.

김수미의 불 같은 호통은 이후 계속 이어졌다. 장동민은 차로 돌아와 뭔가를 먹고 싶다고 말했고 김수미는 머뭇거리는 장동민에게 “왜 아까 얘기 안 했어? 야, 나 참 얘 성격봐. 그러면 내가 아까 몇 번 말했니? 솔직하고 정직하라고. 왜 아까 얘기를 안 해?”라며 “내가 엄마뻘이잖아. ‘엄마 핫바 하나 먹는다’고 하면 좋잖아, 이XX야"라고 퍼부었고, 장동민은 주눅든 상태로 엄마(?)를 따라가 핫바를 얻어먹었다.

말은 독해도 마음씨 좋은 김수미는 장동민에게 우동을 사 먹였다. 허겁지겁 먹고 있는 장동민의 그릇에 김수미가 덥석 집어넣은 것은 자신이 먹던 핫바. 당황한 장동민은 “(이 핫바는) 아까 개가 먹던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김수미는 “내가 먹던 거다. 내가 더러우냐? 음식 버리는 건 죄악이다”라고 받아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장동민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핫바를 입에 넣었고 “우동은 5분 안에 먹어야 한다”는 김수미의 성화에 우동을 먹는 둥 마는 둥 식당을 빠져나와야 했다.

평소 센 캐릭터로 누구에게나 욕설을 내뱉던 장동민이었지만, 김수미 앞에서 꼼짝도 못한 채 기가 죽어 있는 모습은 측은함을 자아냈다. 예능프로그램의 특성 상 어느 정도의 과장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독기가 사라진 채 철저한 ‘을’로 당하기만 하는 장동민의 모습은 그간의 이미지에 반전을 주며 신선한 재미를 줬다. 특히 최근 장동민은 과거 일단락 지었던 과거 발언으로 인해 ‘무한도전’ 식스맨에서 하차하는 등 예기치 못한 곤욕을 치렀던 상황. 그 때문인지 그는 왜 자신의 매니저를 자처했느냐는 김수미의 질문에 “죄 지은 게 많아 당해보라고 한 거 같다”며 자신의 과거에 대해 반성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장동민의 짝이 김수미였기에 가능한 그림이었다.

한편 4회 분량의 파일럿으로 기획된 '나를 돌아봐'는 타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내용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이경규와 가수 조영남, 배우 김수미와 개그트리오 옹달샘 멤버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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