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TV] '킬미힐미' 진수완 작가는 어떻게 '갓수완'이 됐나

[콕TV] '킬미힐미' 진수완 작가는 어떻게 '갓수완'이 됐나

2015.03.06. 오후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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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진수완'이라고 쓰고 '갓수완'이라고 읽는다.



MBC 수목드라마 '킬미힐미'가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가 잘 되는데는 '배우, 극본, 연출' 삼 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한다. '킬미힐미'는 이 중 '극본'의 힘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킬미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여의사의 로맨스를 그린 힐링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이다.



드라마의 소개만 보면, 진정한 사랑으로 다중인격의 남성을 받아들인다는 단순한 내용일 것 같지만, 진수완 작가는 드라마를 절대 평범하게 그리지 않았다.



'학교'로 시작해 '경성스캔들', '해를품은달', '킬미힐미'까지 시청자를 사로잡은 진수완 작가의 매력을 분석해 봤다.



◆ 찰진 대사의 흡인력



진수완 작가의 작품은 유독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멋있고, 관심을 이끈다. 평소 하는 행동은 어리바리하고 코믹해도, 사랑에 있어서는 진중하고 여심을 파고드는 순애보가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은 것.



앞서 전작인 '해를 품은 달'에서 이훤 역을 맡은 배우 김수현이 스타덤에 오른 까닭도 멋진 캐릭터와 연기의 합이 맞았기 때문.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훤의 순애보와 함께 "잊으라 하였느냐. 너를 잊지 못하였다"라는 대사는 시청자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킬미힐미'에서 지성은 7중 인격 장애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소화한다. 지성은 어두운 캐릭터 신세기, 구수한 페리박, 여고생 요나 등 모든 캐릭터를 전혀 다른 연기로 표현해내면서 '연기신'이라는 호평을 불러 모으고 있다.



여기에는 작가의 캐릭터 구축과 함께 찰진 대사들이 한 몫을 했다. 신세기의 "기억해, 오후 10시 정각. 내가 너에게 반한 시간"이라는 허세가득한 어록은 간단하지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페리박의 사투리, 요나의 "이 기집애", "내가 너 이 보이지 말랬지", 등의 여성스러운 말투는 지성의 연기를 빛나게 하는 마중물이 됐다. 물론 모든 인격을 즐기면서 연기하는, 지성의 열연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 로맨스? 알고보면 미스터리물



진수완 작가의 대본은 보면 볼 수록 빠져든다는데 매력이 있다. 그 매력 포인트는 바로 '미스터리'와 '반전'.시청자가 관심을 가질 포인트를 잘 조리한 것이 강점이다.



'경성스캔들'에서는 변절자인 줄 알았던 이수현(류진)이 알고보니 독립투사였고, 차송주(한고은)와 잘못된 시대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는 슬픈 운명이 애잔한 여운을 남겼다.



'해를 품은 달'도 연우(한가인)에 대한 미스터리가 흥미를 자아냈다. 연우가 어린 시절 독약을 먹게 된 이유는 훤의 동생 민화공주(진지희/남보라)의 질투 때문. 이를 알게 된 이훤은 폭풍 오열했는데, 이 장면을 김수현은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김수현의 폭풍 오열신'은 현재까지도 드라마의 '최고의 1분'으로 얘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작들은 '킬미힐미'에 비하면 약한 반전이었다. '킬미힐미'는 매회 반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차도현(지성)과 오리진(황정음)은 우연히 만난 사이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오래 전부터 인연으로 얽힌 사이였다.



리진은 승진가의 숨겨진 아이였고, 두 아이는 어린 시절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친구였다. 차도현의 두번째 인격인 신세기는 오리진을 보자마자 "너가 나를 불렀잖아"라고 하더니 "기억해, 오후 10시 정각. 내가 너에게 반한 시간"이라는 명대사를 남긴 바 있다. 알고보니 '밤 10시'는 어린 도현과 리진이 만나던 시간. 신세기의 말 속에는 과거 리진과 세기의 비밀들이 많이 숨겨 있었다.



또한 차도현에게 다중 인격이 나온 것은 어린시절 자신이 당한 폭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죄책감'이었다. 도현이 작은 실수를 하게 되면, 아버지 차준표(안내상)은 도현이 아닌 리진에게 폭력을 가했다. 이러한 사실을 도현은 오리온(박서준)에게 털어놓으며 "여자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무력함에 남자는 기억을 봉인해 버렸다. 그런데 봉인된 기억에 오류가 생긴다. 자신의 기억으로 착각하고 만다. 여자 아이 대신 자신이 학대 당하길 바랬으니깐. 여자 아이가 겪은 고통이 자신의 고통이 되길 바랬으니깐"라고 설명했다.



반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차도현은 오리진의 어린 시절 이름이었다. 오리진의 이름을 왜 도현이 쓰게 됐는지는 지난 5일 방송에서 공개 됐다. 도현의 진짜 이름은 준영. 학대받는 리진을 살리기 위해 지하실에 불을 붙였고, 이때 제2의 인격 신세기가 처음 출연했다. 리진을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도현 속의 어두운 리진을 불러낸 것이었다.



그리고 리진에 대한 미안함과, 리진이 되고 싶었던 준영은 스스로 도현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 네티즌은 오리진(origin)의 이름에 주목하며, '진짜 차도현'을 의미하는 이름이 아니었냐고 추측하고 있다. 또한 도현의 세번째 인격인 페리박은 차준표의 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요섭과 요나는 어린 시절 도현이 자살 시도 이후 생겨난 인격이었다. 나나는 어린시절 리진의 환영이었다.



이처럼 '킬미힐미'는 매회가 반전이고,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현재 마지막 인격인 '미스터X'에 대한 비밀은 풀리지 않은 상태. 과연 미스터X는 누구일지, 그리고 리진과 도현의 사랑은 해피엔딩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MBC '킬미힐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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