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 김상중·마동석·박해진, 배우라면 이들처럼 [종영]

'나쁜 녀석들' 김상중·마동석·박해진, 배우라면 이들처럼 [종영]

2014.12.14. 오전 06:4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나쁜 녀석들' 김상중·마동석·박해진, 배우라면 이들처럼 [종영]_이미지
  • '나쁜 녀석들' 김상중·마동석·박해진, 배우라면 이들처럼 [종영]_이미지2
  • '나쁜 녀석들' 김상중·마동석·박해진, 배우라면 이들처럼 [종영]_이미지3
AD



[OSEN=박현민 기자] 진부한 스토리를 대충 껴맞춰 그조차 날림으로 찍어내는 삼류 영화가 극장가에 즐비한 요즘, 웬만한 영화보다 더 영화 같던 드라마 한 편이 지난 11주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세차게 흔들었다.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바로 그 것.

정직중인 강력계 형사와 각기 다른 범죄로 수감됐던 이들이 더 나쁜 악을 소탕한다는 하드보일드 수사극 '나쁜 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 제작 얼반웍스미디어)은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 제작진의 감각과 반(半)사전제작이라는 효율적인 시스템이 적절하게 결합해 훌륭한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 김상중·마동석·박해진·조동혁, 배우는 배우다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은 건 실력파 배우들로 탄탄하게 구성된 라인업이었다. 작품의 주축을 이뤘던 '미친개' 오구탁은 김상중을 통해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의 '최장수 진행자'로 자리매김하며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이미지가 각인됐던 터. 김상중은 이번 '나쁜 녀석들'을 통해 배우로서의 영향력을 새삼 발휘했다.

몇몇 영화에서 실감나는 조직폭력배로 활약했던 마동석은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동방파 행동대장 박웅철 역할로 분해, 독자적인 건달 캐릭터를 생성했다. 완벽한 살인청부업자 정태수 역할을 맡았던 조동혁 역시 '몸을 잘 쓰는 액션배우'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입증했다.

박해진은 변신에 성공했다. 여러 작품을 통해 밝고 따뜻한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박해진은 극중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이정문 역할을 맡아 감정의 진폭이 좁은 캐릭터를 내비쳤다. 마지막까지 주요한 키를 쥔 채, 이야기의 흐름을 풀어냈던 그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라며 큰 만존감을 드러낸 바 있다.

# 김정민 감독-한정훈 작가, 이들을 기억하라


'나쁜 녀석들'이 화제를 모았던 건 비단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활약 때문 만은 아니다. 간혹 일부 연기파 배우들이 작품을 잘못 만나 개연성 없는 스토리에 발목이 잡히거나, 수준 이하의 황당한 연출로 인해 '흑역사'를 써내려갔던 점을 감안했을 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결국 '나쁜 녀석들'의 성공은 작품을 흡사 한 편의 영화처럼 만들어낸 김정민 감독과, 허구적 소재를 현실감 있고 짜임새 있게 써내려간 한정훈 작가의 역량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반 사전제작 방식은 작품 퀄리티를 높이는 데 확실한 기여를 했다.

김정민 감독은 촬영 완료 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나쁜 녀석들'은 준비를 정말 많이 한 작품이다 사전제작이 아니었더라면 못 했을 가능성이 컸다"는 말로, "대본을 쓰면서 앞의 이야기를 수정해 더 단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사전제작 드라마 만의 장점이다"고 설명한 바 있다.

2012년 '히어로'를 통해 입봉, 이후 2014년 '나쁜 녀석들'로 그 연출력을 입증한 김정민 감독, '뱀파이어검사' 시즌1~2를 거쳐 '나쁜 녀석들'로 입지를 굳힌 한정훈 작가를 기억해 그들의 차기작을 살펴야 할 것 같다.

# OCN의 역대급 성과, '미생'과의 시너지


아무리 작품이 좋고,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더라도, 결국 이들을 평가하는 건 시청률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성적이 미비하면 결국 '작품성은 좋지만, 대중성은 없다'는 평을 받기 일쑤다. 실제로 이런 경우엔, 외부적인 방해요인에 그 화살을 돌려 벗어나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쁜 녀석들'은 시청률 성적표까지도 좋았다. 지난 10월 4일 1.25%(닐슨코리아, 케이블기준)으로 무난하게 출발점을 밟았던 '나쁜 녀석들'은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한 시청률 상승을 맞이했다. 2%를 밟고 3%까지 넘어서 6회 당시 자체최고시청률 3.82%를 기록해 4%에 다가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는 OCN 채널 시청률의 역대 최고의 성적이기도 했다.

'나쁜 녀석들'은 시간 편성에 있어 tvN 드라마 '미생'과의 시너지를 얻기도 했다. 토요일 오후 8시 30분 시작해 9시 50분께 마무리되는 '미생'이 끝나면, 채널을 올려 OCN에서 시작하는 '나쁜 녀석들'을 보는 게 누군가의 낙이기도 했으니깐. 실제로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 역시 "'미생'이 잘 되니깐 우리도 함께 잘 됐다. 우리도 '미생'에 도움을 줬다"며 "케이블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함께 시너지를 낸 것"이라고 자평했다. 현실에 있음직한 인물들이 쏟아진 '미생', 그리고 강력범죄가 늘어나는 우리네 현실에 꼭 좀 있었으면 하는 인물이 등장한 '나쁜 녀석들'은 2014년 하반기 안방극장의 가치를 한 단계 상향조정한 작품이었다.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