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오민석 "강대리 롤모델? 엘리트 친형"[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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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1.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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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민 기자]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이 5%대 시청률을 넘어서면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드라마 속 모든 배역들이 실제 직장인을 연상케 할 정도로 사실감있는 연기를 소화하는 게 흥행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

배우 이성민-김대명-임시완이 활약하는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이 중심축을 붙들고 있지만, 매 회 자원팀, 철강팀, 섬유팀 등도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형성한다. 특히 장백기(강하늘 분)의 사수인 철강팀 강대리(오민석 분)는 9회 "장백기씨, 내일 봅시다"라는 대사로 적잖은 울림을 안기며 이목을 집중케 했다.

시종 차분한 말투, 적당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성실하게 질문에 답하며, 강하늘을 여전히 '장백기 씨'라고 부르는 오민석은 인터뷰 중에도 드라마 '미생' 속 강대리 그대로였다.

-'미생'의 인기 실감하고 있나?
"실감은 아직이다. 바깥을 다니질 않는다. 지인분들, 친구들에게 연락이 자주 오는 게 달라졌다. 어느 날은 촬영중에 카톡이 쏟아졌다. 장황한 문자도 있었지만, 대부분 '내일 봅시다'라는 내용이었다. '내일 촬영하는데 뭔소리지'하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9회 강대리의 대사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과거 '나도야 간다' '아들 찾아 삼만리', 최근 '나인' '조선총잡이' 등 필모가 상당하다. 벌써 9년차 배우다.
"(자신의 손가락을 접어보더니) 벌써 10년이 다 됐다. 다른 작품들도 많이 했는데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은 건 처음이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질 않아서 잘은 모르겠다. 작품이 아직 진행중인 만큼 (주변 반응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한다. 과거에 그런 반응이 신경쓰여 연기에 영향을 받았던 트라우마가 있다. 작품 끝날 때까지는 그저 더 집중하고 노력하겠다."

-배우 오민석이라는 이름은 아직 대중에게 낯설다. 어떻게 미생에 합류하게 됐나.
"맞다. 아직 다들 강대리로만 알고 계신다.(웃음) '조선 총잡이'를 찍고 있을때 연락이 와서 미팅에 갔다. '미생' 작가님이 추천을 해준거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별순검 시즌3'를 했을 때 '별순검' 시즌1~2를 집필했던 작가님이 지금의 '미생' 작가님이다. 강대리 역할을 만들었을 때 절 염두에 두고 썼다고 들었다. 미팅 후에 나중에 정식 오디션까지 보고서야 최종 합류했다."

-'미생'은 연기파 배우들로 가득하다. 출연 배우들 중 본래 친분이 있던 배우는 누가 있나.
"원인터내셔널 자원팀 마부장(손종학 분)님과 '별순검' 시즌3에 함께 출연했다.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번 인연이 있었다. 영업2팀 리액션을 담당하는 황대리(박진수 분)도 '두근두근 달콤' 때 처남이었다. 메인인 영업3팀 때문에 매번 화면에 나오다보니, 영업2팀도 늘 새벽 늦게까지 고생한다."

-이렇게 공감이 가는 회사원 역할을 소화한다는 게 배우로서 쉽지 않을 것 같다.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처음 '미생'을 봤을 때는 갑갑했다. 모든 회사원들, 웹툰 원작팬들이 다 볼 텐데 잘 못하면 진짜 욕 먹겠구나 걱정됐다. 그때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친형이다. 굉장히 엘리트이고 회사에서도 인정받는다. 지금은 대기업의 과장인데, 과거에는 강대리와 비슷한 느낌의 대리였다. 형에게 많이 물어보고, 회사도 직접 찾아가 봤다.형의 대리시절의 느낌, 자세, 옷 매무새 등을 연구했다."

-그런 형을 보면서, 집안에서 혹시 배우의 길을 반대하진 않았나.
"사실 어릴 때는 형보다 더 공부를 잘했다. 학창시절 유학을 갔었는데 IMF로 인해 둘 중 한명이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형이 남아야 할 것 같아 내가 돌아왔다. 이후 난 한국에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가, 군대 전역 후 친구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배우의 길을 택했다."

-초반에 '강대리'가 욕을 많이 먹었다.
"욕을 먹는 줄도 몰랐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회사원들의 연기에 내가 잘 어울릴 수 있느냐였다. 특히 영업3팀, 자원팀, 섬유팀 등에 비해 철강팀은 분량도 적었다. 내가 인지도가 없어서, 아무래도 더 걱정이 많았다. 앞으로는 백기씨와 천천히 좋아질 것 같다."

-원인터내셔널 내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이 중에서 실제 본인과 가장 닮은 성향의 사람은 누구인가.
"강대리가 가장 닮았다. 고등학교 때 알던 동생이 드라마를 보고 연락했는데, '고등학교 때 형을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온화해졌다. 그때 그 동생에게 드럼을 가르쳐줬었는데, 내가 쓴소리를 좀 했었나 보다. 그러다 (장백기 경우처럼) 어느 시점이 지나고 잘 가르쳐줬던 걸로 기억한다."

-그럼 극중 장백기씨의 상황도 이해가 됐나.
"이해 됐다. 자기가 잘할 수 있고, 끌어주면 더 잘 할 수 있는데 알아주지 않는다. 그 점을 이해할 수 있겠더라. 백기씨 연기를 보면서, 울컥했다. '내일 봅시다'라는 대사를 하고, 이어진 백기씨의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미소 아닌 미소였다. 그때 감정이 뭔지 알겠더라."

-"장백기씨, 내일 봅시다" 장면은 진짜 화제였다. 촬영할 때는 어떤 심정이었나.
"다른 분들은 다 연기들이 자연스럽고, 애드리브도 있었다. 그런데 강대리만 딱딱했다. '다나까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내 입맛대로 바꿔보려고도 했다가, 나중에 장백기에게 기본을 가르치는 강대리를 보고 깨달았다. '기본에 충실한 게 중요하다'. 그 뒤로는 대본 그대로의 느낌에 충실했다. '장백기씨, 내일 봅시다' 장면의 대사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강대리' 캐릭터를 잡기 위한 스스로 설정한 게 있나. 예를 들면 '워커폴릭이라 결혼에 실패했다',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이다' 등의.
"형이 모티브였다. '흐트러지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형이 외국에 혼자 떨어져서 공부를 했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더라. 나중에 회사를 다닐 때도 그런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어 모든 것에 '흐트러짐'이 없었다. 강대리도 그런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미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 오민석에게 '미생'이란.
"'미생'을 통해 대한민국의 회사원들을 이해하게 됐다. 대학교를 다니다가 연기를 시작해서, 회사원들의 삶에 대해 전혀 몰랐다. 형이 아침에 일찍 나가서 퇴근할 때까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것들을 감수하는 지 작품을 통해 대리 체험했다. 회사원들은 공감을, 그렇지 않은 분들은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

-혹시 차기작에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아직 드라마가 중반 밖에 안와서, 지금은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 순간인 것 같다. 기회가 있다면, 양면성이 있는 인물을 한 번 쯤 해보고 싶다. 앞뒤가 완전히 다른 사람."

-예능에서는 한 번도 보질 못했다. 예능감이 문제인가. 꼭 한 번쯤 나가보고 싶은 예능 프로가 있다면.
"아직 예능에서 안 불러주셨다.(웃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면 좋을 것 같다. 설정이 없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느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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