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레이싱, 지루해? 깨알 재미 필요하다

[어저께TV] ‘무도’ 레이싱, 지루해? 깨알 재미 필요하다

2014.04.13. 오전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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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정유진 기자] 3주간 계속되고 있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양분화 되고 있다. 한쪽에선 재밌었다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또 다른 쪽에서는 다소 지루했다는 반응이다. 국민 예능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큰 가지 중 하나인 장기프로젝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이처럼 눈에 띄게 두 가지로 나뉘는 이유는 뭘까.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3장 남은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의 출전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빙의 경쟁 결과 티켓의 주인은 하하, 정준하, 길로 결정됐다. 특히 하하와 길은 박명수, 정형돈 등 초반부터 눈에 띄던 쟁쟁한 승부사들을 이기고 이변의 결과를 이뤄내 놀라움을 자아냈다.

3주간 지속된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인 편이다. “박진감이 넘쳤다”, “긴장됐다”, “재밌었다” 등 장기 프로젝트에 대해 여전히 신뢰를 보내는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예전만 못하다”, “지루했다” 등 부정적 반응 역시 적지 않은 편.

‘무한도전’은 스피드 레이서 특집 두 번째 이야기가 방송됐던 지난 5일 방송에서 10.0%를 기록하며 경쟁 프로그램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12.1%)에 밀려 동시간대 2위를 차지했다. 낮은 시청률이라 할 수는 없으나 그간 10%대 중반, 못해도 11-12%를 차지했던 이 프로그램으로선 다소 아쉬운 성적임이 확실하다. 뿐만 아니라 이는 “지루하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수치로 읽혀질 만도 했다.

웬만해선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았던 ‘무한도전’ 표 장기 프로젝트가 왜 이번만큼은 다수의 시청자들을 감싸 안지 못하고 있는 걸까.

일단 이번 장기 프로젝트의 성격이 다른 때와 다른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아볼 수 있다. 그간 ‘무한도전’은 스포츠 댄스, 봅슬레이, 레슬링, 모델, 가요제 등 다양한 장기 프로젝트에 도전해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이전까지 해왔던 보통의 장기 프로젝트에서는 멤버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동을 하며 감동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번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서는 멤버들 개개인의 경쟁이 눈에 띄었다. 이는 멤버들 간의 경쟁심을 부추겨 끝없는 긴장감을 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멤버들 사이의 소통과 협동의 과정을 통해 ‘무한도전’ 장기프로젝트가 줬던 특유의 감동을 살리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두 번째로 한 달 동안 계속되는 장기 프로젝트의 나열이 주는 피로감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달 22일부터 약 4주간 장기 프로젝트들을 방영하고 있다. 한 달간 쉼표 없이 스피드레이서 특집과 응원단 특집이 교차되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장기 프로젝트는 거창함만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지만 ‘무한도전’ 특유의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시청자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시청자들은 "'탐정 특집'은 언제 하나", "과거 OO특집이 좋았다" 등의 의견을 달며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과거 ‘무한도전’은 장기 프로젝트 중에도 때때로 다양하고 소소한 특집들을 방송하며 긴장감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스피드 레이서 특집은 2-3주간 연속으로 방송될 뿐 아니라 멤버들이 자동차 경주를 하는 비슷한 그림이 끝없이 이어지며 피로감을 낳았다. 너무 '센' 그림들만 지속되다 보니 다소 균형을 잃은 모양새다.

더불어 시청률이라는 수치의 특수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무한도전'은 20-30대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주말 본방 사수를 하는 애청자들이 많지 않다. 최근에는 벚꽃 개화로 인한 나들이객의 증가로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됐다. 뿐만 아니라 응원단과 스피드 레이서 특집 등 이번 장기 프로젝트는 앞뒤 맥락을 알아야 볼 수 있는, 중간 유입이 쉽지 않은 내용이다. 따라서 시청률 수집에 반영되기 쉬운 중장년 시청자들은 자연히 이를 놓치게 되기 쉽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재밌는 프로그램이다.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서 끊임없이 경쟁을 하며 고스란히 드러나는 멤버들 개개인의 특징과 개성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그러나 계속 반복되는 장기 프로젝트만 보고있자니 '무한도전' 특유의 가벼움과 즉흥성이 그리운 것도 사실이다. 경쟁의 부담감과 '국민 OO'이란 무게를 잠깐 벗고 가볍게 웃고 떠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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