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또 탈세 혐의? 강호동과 다른 위선인가

인순이 또 탈세 혐의? 강호동과 다른 위선인가

2013.03.05. 오전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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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모의 테마토크] 4일은 제 47회 납세자의 날이다. 그래서 배우 엄태웅 한가인, 가수 태진아가 이날 행사에서 모범 납세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한편 이날 국세청이 가수 인순이(56·김인순)가 소득을 축소 신고해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 중인 것으로 일부 언론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인순이 측은 즉각 '탈세는 없다'고 부인하는 내용을 밝혔다.인순이 소속사 블루스카이 관계자는 4일 OSEN과의 통화에서 “확인한 결과 세금탈루나 세금축소가 아니다. 2011년 제기한 소송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고 일축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가수 최성수, 최성수의 아내 박 씨와 소송 중인 인순이가 박 씨로부터 받지 못한 돈이 총 50억 원이다. 소송 중인 사건이 세금탈루로 잘못 보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세청이 지난해 여름 인순이의 세금누락 정황을 잡고 그해 말 인순이를 불러 한 차례 조사했고 현재도 조사중이라는 주장의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다. 아직 진위가 확실치 않은 이 보도대로라면 인순이의 불법의심 거래액은 무려 50억원 이상이다.

조세범 처벌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2중 장부 작성이나 거짓 증빙 등으로 부정하게 포탈한 세액이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징역, 10억원 이상이면 5년 이상의 징역에 각각 처하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누락세액의 2~5배에 이르는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인순이 측 해명에 따르면 이번 탈세 혐의 보도는 웃기는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이같은 헛소문이 떠돌게 된 배경에도 한번쯤 주목할만 하다.

인순이는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참가해 축하공연을 펼쳤는가 하면 지난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출범과 함께 탈세 근절을 선언했다.
인순이는 지난 2008년에 소득의 상당 부분을 누락 신고해 탈세한 혐의로 9억원을 추징당한 바 있다. 그러부터 3년이 흐른 2011년 이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탈세 혹은 세금 과소납부 혐의로 거론된 연예인으로 강호동이 있다. 그때 강호동은 논란이 일자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무조건 잘못했다'며 당분간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잠정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강호동은 철저하게 칩거하며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인순이는 달랐다. 그녀는 "세무 관계에 대한 무지로 발생한 일일 뿐 의도적인 누락은 아니었다"며 그 이후 성실하게 신고하고 있다고 변명한 뒤 당시 출연중이던 MBC '나는 가수다'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당당하게 출연했다.

뿐만 아니다. 그녀는 이 방송에서 '지금까지 그 어떤 무대건 고개를 당당하게 쳐들었던 나인데'라며 자신의 어떤 탈셈 혐의도 인정하지 않는 당당함까지 보였다.

인순이와 강호동은 겉으로 보면 비슷한 혐의지만 속내용은 사뭇 다르다. 강호동은 연예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부풀려 신고해 세금을 적게 낸 것이고, 인순이는 실제 소득을 줄여서 신고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즉 강호동은 연예활동 외의 지출까지 경비에 포함시켜 신고한 것이고 인순이는 100만원을 벌어 놓고 10만원 밖에 안 벌었다고 신고한 형식이다. 그녀가 추징금으로 낸 돈이 9억원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수십 억원의 소득을 줄여 신고했다는 결론이고 더 나아가 과연 누락신고한 게 그 정도 금액밖에 안 되는가 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9억원이라는 돈은 서민은 평생 벌어도 모으기 힘든 액수다.

강호동의 주수입원은 방송출연이다. 방송사는 매년 자사 고정 출연 연예인의 상위 소득자 명단과 액수를 국감에 내놓을 정도로 방송인의 수입은 어느 정도 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수인 인순이는 다르다. 그녀는 강호동에 비해 방송출연 횟수가 훨씬 적을 뿐더러 출연료를 비교할 수 없다. 강호동은 회당 1000만원을 받지만 인순이는 수십만원대다. 가수인 그녀의 주수입원은 밤무대와 행사비다. 그런데 이 밤무대와 행사비는 수입과 지출이 불투명하다. 게다가 거의 현금거래다. 과연 그녀가 이에 관한 수입을 누락해 신고한 게 그녀의 변명대로 세무 관계에 관한 무지일 뿐 고의가 아니었을까?

인순이의 당당함이 자칫 위선으로 보일수 있는 대목은 또 있다. 세무조사를 받았던 2008년 그녀는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위해 예술의 전당을 대관하려했다가 대중가요 공연이라는 이유로 대관을 거절당하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산하 문화 예술 공연장인 만큼 대중이 대중가요 공연을 즐길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청을 드높인 바 있다. 그녀는 가수협회장까지 동원해 '공연 거부는 부당하다'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탈세 혐의로 거액의 추징금을 납부한 그녀가 세금이란 이름 앞에서 당당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그런 그녀는 정작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해야 할 탈세에 대해서는 정중한 기자회견도 없이 실수라는 알량한 변명만 하고는 뻔뻔하게 방송에서 고개를 세우고 열창했다.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필수로 요구된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된 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와 국가가 그 사람에게 높은 지위를 준 만큼 그 위치에 걸맞은 도덕적 책임감을 강제한다.

요즘은 연예스타에게 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특히 더 강요될 수 밖에 없다. 예전에야 연예인을 '딴따라' '광대'라고 경시하는 풍조가 없지 않았고 그 소득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요즘의 연예스타는 정치인을 능가하는 지명도와 영향력 그리고 권위가 부여되고 그 이상의 높은 부가 보장되기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수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남자 연예인들은 어떻게든 군대에 안 가려고 이리저리 잔머리를 굴렸지만 유승준 싸이 등의 연예인 군문제 사건을 겪으면서 몇년 사이에 그런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강타는 일부러 수색대를 지원하고 현빈은 애써서 해병대에 입대하는 등 군대를 제대로 경험해 대한민국의 남자로서의 당당한 '자격증'을 따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훈장처럼 명예롭게 변화한 것.

이는 바로 남자 연예인으로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자 밑거름이다. 국가가 요구하는 국민의 4대 의무부터 성실하게 실천하는 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향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선 성실한 납부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하는 연예스타로서의 기본 책무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씩이나 거액의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인순이는 도덕적으로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사람으로서 연예스타라는 지위를 박탈당해야 마땅한 형국이다.

대중은 연예인의 실력과 화려한 외모에 반해 그를 추종하지만 도덕적 청렴함까지 겸비해야-최소한 보여주는 모습만이라도-그에 대해 완벽한 지지를 보낸다. 그 지지를 바탕으로 연예인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 대중의 지지와 인기가 없는 연예인은 더 이상 연예인이 아니고 빛나는 스타는 더욱더 아니다.

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릴 듯 기세가 등등하던 유승준이 하루 아침에 패륜아로 낙인찍혀 입국조차 못하고 있는 것은 평소 '현역으로 복무하겠다'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리고 미국시민권을 획득함으로써 현역이 아닌 공익대체 근무조차 피했다는 무책임과 부도덕 때문이다. 싸이가 이렇게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음하고 국내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익근무 불성실에 대한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고 현역으로 재입대해 당당하게 군복무를 마쳤기 때문이다.

이제 인순이는 방송에서 더이상 고개를 뻣뻣이 세우기 힘들 것이다. 그 어떤 변명으로도 자신의 탈세 혐의를 합리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남은 길은 내야 할 세금을 진짜 안낸게 있다면 1원도 누락 없이 양심적으로 납부한 뒤 조용하게 자숙하는 것이다. 단 한 번, 그것도 인순이보다 적은 액수를 누락한 강호동이 1년 쉬었으니 그녀는 최소한 3년 이상 쉬어야 할 것이다.
[언론인, 칼럼니스트]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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