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중국농구, 높지만 못 넘을 벽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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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4. 오전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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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사(중국), 서정환 기자] 한국농구가 숙적 중국과 만났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C조 예선 첫 경기서 요르단을 87-60으로 물리쳤다. 첫 승을 거둔 한국의 다음 상대는 주최국 중국이다. 한국과 중국을 24일 같은 장소에서 맞붙는다. 사실상 C조 수위를 결정짓는 한판이다.

중국은 첫 경기서 약체 싱가폴을 91-41로 대파했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은 처음부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 대승을 거뒀다. 마치 대학생과 중학생이 경기하는 것처럼 두 팀 간의 전력 차가 컸다. 195cm도 되지 않는 싱가폴 센터가 213cm가 넘는 중국의 장신군단을 상대할 때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 만리장성 센터진, 높아도 너무 높다

역시 중국의 장점은 높이다. 평균 신장 자체가 203cm다. 중국의 포워드들 신장이 한국에서 가장 큰 김종규(207cm)와 비슷하다. 평균신장 194cm의 한국은 누구를 만나더라도 자신보다 10cm 큰 상대와 대결해야 하는 셈이다.

센터진은 더욱 높다. 이젠롄(213cm)을 필두로 왕저린(214cm), 거우치(217cm), 리무하오(219cm)까지 그야말로 산맥이다. 유일하게 NBA경험이 있는 이젠롄은 역시 노련했다. 좋은 신장과 탄력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쏘는 턴어라운드 점프슛이 일품이다. 경험이 쌓인 이젠롄은 노련미까지 더해졌다.



▲ 전직 NBA리거 이젠롄의 존재감

이젠롄은 왕즈즈와 야오밍에게 후계자 자리를 물려받았다. 중국 팬들이 그에게 보내는 성원이 어마어마하다. 이젠롄의 이름이 불린 것만으로 경기장 천장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 이젠롄을 상대할 수 있는 선수는 하메드 하다디, 안드레이 블라치 정도다.

그렇지만 역대 중국대표팀과 비교할 때 현재의 중국이 해볼 만한 상대인 것은 사실이다. 과거 무테추(238cm), 산타오(216cm), 왕즈즈(216cm), 야오밍(228cm) 등 살벌한 골밑의 제왕들이 버티던 시절과 비교하면 그나마 이젠롄은 양반이다.

중국의 젊은 센터 3인방은 아직 설익었다. 신장과 체격은 좋지만 아직 센터로서 기본기가 무르익지 않았다. 스텝을 놓을 줄 몰라 무식하게 힘으로 하다 오펜스 파울을 범하는 등 아직 기술보다 신체조건에 의존하는 농구를 한다.

문제는 한국의 센터진이 질과 양에서 다 밀린다는 점이다. 김종규와 이종현은 체중이 적어 골밑에서 버티는 힘이 약하다. 둘 중 한 명이라도 파울트러블에 걸릴 경우 한국의 골밑은 무주공산이 되고 만다. 결국 중국전 관건은 한국센터들이 얼마나 수비에서 버텨주느냐에 달려 있다.



▲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리젠

싱가폴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중국선수는 포워드 리젠(27, 196cm)이었다. 중국선수치고 평범한 신장이지만 무시하다 큰 코 다친다. 리젠은 워낙 체격이 좋은데다 3점슛이 매우 정확하다. 그는 싱가폴전에서 단 16분만 뛰고 3점슛 4개를 쏴서 모두 넣었다. 슈팅모션이 워낙 빨라 블록슛이 거의 불가능하다.

중국은 센터들이 수비수들을 모은 뒤 빼주는 킥아웃 패스에서 재미를 많이 보고 있다. 리젠 등 포워드들이 정확한 3점슛을 꽂아 높이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이 섣불리 센터에게 도움수비를 가면 곧바로 3점슛을 얻어맞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동광 감독은 요르단과의 첫 경기서 기습적인 맨투맨수비로 적잖은 효과를 봤다. 다만 오랜 숙련도를 요하는 지역방어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다. 중국을 잡기 위해서는 유기적인 수비가 필수적이다. 결국 선수들이 높이를 메우기 위해 한 발 더 뛰는 수밖에 없다. /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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