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설' 프로농구, '강동희 사태' 잊었나

'승부조작설' 프로농구, '강동희 사태' 잊었나

2015.05.26. 오전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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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강동희 사태’가 재현되는 것일까. 프로농구가 출범 후 최대위기에 놓였다.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과는 25일 승부조작에 가담한 프로농구 현직감독 A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프로농구 감독으로 있으면서 지인들을 통해 거액을 빌리고, 이를 불법 사설 스포츠 토토에 베팅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2명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프로농구 현직 감독 및 지인들로 2014-2015시즌 중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경기에 인터넷 불법 사설 스포츠 토토에 수회에 걸쳐 수 억 원대에 이르는 거액의 금전을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후보 선수를 기용해 일부러 대패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했다고 한다.

경찰의 수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프로농구는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감독이 직접 승부조작을 하는 프로경기를 돈 주고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는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불법행위로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

프로농구에서 현직 감독이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강동희(49) 전 감독은 브로커를 통해 4700만 원을 받고 총 4경기에서 주전선수 대신 후보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아 구속 기소됐다. 강 씨는 검찰조사결과에서 순순히 혐의를 인정했다.

그 결과 의정부지법 형사단독 나청 판사는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강 전 감독에게 징역 10개월, 추징금 4700만 원을 선고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감독 중 승부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강 전 감독이 처음이었다.

당시 KBL은 강동희 사태와 관련한 재정위원회를 열고 강 전 감독을 영구제명하기로 결정했었다. 죗값을 치르고 출소한 강 씨는 지금까지 농구와 관련한 어떠한 일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강동희 사태보다 죄질이 더 좋지 않다. 피의자가 자신의 의지로 불법도박을 할 목적으로 승부조작을 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했고, 조직적으로 범행을 벌였기 때문이다. 불법도박의 규모 역시 훨씬 크다. 강동희 사태가 벌어진 뒤에 저지른 범죄라는 점에서 그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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