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연승' 메이웨더, 파퀴아오 상대로는 달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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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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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세기의 대결' 승자는 플로이드 메이웨더(미국)였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폭발력은 나오지 않았다. 최고의 선수끼리 대결이었지만 재미가 떨어졌다. 분명 매니 파퀴아오(필리핀)의 공격을 메이웨더가 어떻게 막아내느냐는 문제였는데 결국 방패가 승리했다.

메이웨더는 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파퀴아오와 맞대결서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메이웨더는 48전 무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경기 후 여러가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는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의 수비를 뚫지 못해 졸전이 이어졌고 그 결과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 특히 파퀴아오는 어깨 부상을 당해 정상적인 경기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분명 이날 결과는 메이웨더가 앞선 모습이었다.

▲ 승리에 필요한 장점을 표출한 메이웨더

메이웨더는 철저한 수비를 펼치는 아웃복서다. 동체시력과 스피드 그리고 순발력 등 아웃복서가 갖춰야 할 모든 장점을 가진 메이웨더는 지루한 복서다. 그러나 완벽한 방어를 펼치며 상대에게 클린히트를 허용하지 않고 단 한번도 패한 기억이 없다. 패배 뿐만 아니라 다운을 당한 경험도 없는 최고의 복서다.

물론 그는 전술적인 단점을 자신의 운동능력으로 없애버린 복서이다. 공격적인 능력을 숨기고 비스듬히 상대와 맞서는 사이드 페이스인 메이웨더는 숄더롤을 통해 공격을 요리조리 피한다. 분명 숄더롤은 단점이 많은 전술이다. 특히 왼손잡이 선수에게는 안면을 그대로 허용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게의 다리와 같은 모습이라 크랩 가드라 불리는 안명 방어 능력을 갖춘 메이웨더는 숄더롤까지 연결해 최고의 수비를 펼친다. 물론 이전 왼손잡이 선수와 어려운 경기를 펼치기도 했지만 이날 경기서는 파퀴아오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메이웨더는 수비적인 선수이기는 하지만 공격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이날 경기전까지 47차례의 승리를 거두는 동안 26번의 KO 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 경기서도 복싱 통계 업체인 '컴퓨복스'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 메이웨더는 435차례의 펀치를 시도했고 파퀴아오는 429차례에 그쳤다.

방패뒤에 강력한 펀치를 숨기고 있는 메이웨더는 정확한 타격만 노렸다. 상대에게 치명적인 데미지를 주기 보다는 파퀴아오의 약점을 완벽하게 찾아내고 그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했다. 그 결과 자신의 장점 중 하나인 펀치력은 숨겼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정타를 날렸다. 결국 포인트는 올라갔고 경기는 지루해졌다.

▲ 부상이었지만 장점이 전혀 없던 파퀴아오

엄청난 풋워크와 폭발적인 펀치 스피드를 가진 파퀴아오는 왼손잡이 복서다. 공격에서는 누구도 그와 맞대결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만큼 파퀴아오의 공격력은 폭발적이다. 기관총 같은 펀치세례를 맞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57승을 거두는 동안 38KO 승을 거둘 정도로 대단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파퀴아오는 전형적인 인파이터는 아니다. 공격을 시작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고 필요한 순간 더 폭발적으로 나선다. 파퀴아오가 자랑하는 더블 스트레이트가 바로 그 전형적인 공격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잽과 같은 스피드로 나가지만 파퀴아오의 스트레이트는 남들에 비해 훨씬 빠르고 파괴력이 높다. 또 왼손잡이로 유리한 파퀴아오는 자신의 장점인 스트레이트를 연달아 뻗을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파퀴아오는 치열하게 메이웨더를 상대로 파고 들어야 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인사이드로 파고들어 크랩 가드와 숄더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야 했지만 그만한 스피드를 선보이지 못했다.

특히 메이웨더의 펀치가 약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조심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파퀴아오는 자신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왼손잡이가 가진 숄더롤에 대한 강점도 보이지 못했고 최고 강점인 풋워크는 메이웨더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그 결과 장점을 전혀 선보이지 못했다. 어깨 부상을 당해 정상적인 몸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선수 본인의 주장이다. 따라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왼손잡이 복서들이 어떻게 메이웨더를 위기에 몰아 넣었는지를 파악해야 했지만 파퀴아오는 이날 자신의 스타일 대로만 경기를 펼쳤다.

특히 중반 라운드 이후 파퀴아오는 머뭇거리며 파고들지 못했다. 결과 압박이 약해지면서 메이웨더는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수치로도 증명됐다. 메이웨더가 435차례 펀치를 날려 148개를 적중한 반면 파키아오는 429차례 주먹을 뻗어 81회 적중에 그쳤다.

▲ 메이웨더, 파퀴아오 상대로는 달라야 했다

'세기의 대결'인 이번 경기서 메이웨더는 자신의 스타일로 경기를 펼쳤다. 만약 메이웨더가 펀치력이 부족했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상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결은 복싱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였다. 따라서 적극적인 모습을 통해 승리하는 모습이 나와야 했다.

하지만 메이웨더는 승리만을 원했다. 물론 승리를 거둔다고 하더라도 금전적으로 더 이득을 보는 것도 아니었다.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중이었지만 화끈한 승부를 펼치며 패했다면 오히려 더 달라진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파퀴아오와 경기서는 자신이 가진 펀치력을 자랑해야 했다. 특히 12라운드 밖에 펼쳐지지 않은 경기였고 챔피언 타이틀을 잃는 것도 아니었다. 또 자신의 복싱 인생에 마지막을 걸고 있는 경기였다면 화끈한 승부가 필요했다.

이처럼 수비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링 외에서 자신이 나타냈던 모습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2014년 포브스 선정 스포츠 선수 연간 수입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는 돈에 대해 자부심이 크다. 말 그대로 돈자랑을 하고 있다. 'The MONEY Team'이라는 브랜드를 만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재력을 과시한다.

자본주의 황태자라는 느낌이 있을 정도로 자신이 가진 재산을 자랑하며 'SWAG'을 추구하는 메이웨더였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다. 최고의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메이웨더는 분명 가치를 잃었다. 무패의 복서가 아니라 승리만 추구하는 돈벌레로 변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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